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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통화스와프 ‘달러 숨통’…코스피·환율 안정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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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스와프로 숨돌린 금융시장

환율 39원 내려 1246원

코스피 7.44% 뛰어올라

외국인은 팔자 행진 이어가

세계시장 달러 유동성 고갈로

단기 진정에도 불안 계속될 듯

문 대통령 “한미 통화스와프

외환시장 안정화에 큰 도움”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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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통화스와프(맞교환) 협정 체결 소식에 국내 금융시장이 급속히 안정을 되찾았다. 전문가들은 일차적인 시장 안전판이 마련되긴 했지만 국제 자금시장의 달러 경색이 풀리지 않고 있어 불안 요인은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9.2원(3.05%) 급락(원화가치 급등)한 1246.5원으로 장을 마쳤다. 2008년 10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당시 원화가치 상승폭(12.4%)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코스피도 108.51(7.44%) 급등했지만 외국인의 매도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5846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서가 작성되면 곧바로 달러화를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계약기간 연장 가능성에 대해선 “6개월간 시장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며 “2008년 때도 계약이 1년3개월가량 존속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기축통화국으로서 달러화 부족 현상을 완화해야겠다는 판단이 있었고, 한국으로서도 달러화 공급이 아주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체결 배경을 설명했다. 통화스와프와는 별개로 국내 외환보유액은 적정한 수준이라고 이 총재는 강조했다.

전날 한국은행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600억달러 상당의 양자 간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간은 최소 6개월(2020년 9월19일)이다. 통화스와프란 자국 통화를 상대방 중앙은행에 맡기고 마이너스 통장처럼 언제든지 외화를 교환해 올 수 있는 제도다. 미국으로부터 필요하면 언제든지 달러를 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겨레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외신과의 기자회견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으로 외환시장 안정성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다만 시장이라는 것이 살아 움직이는 것이니 앞으로도 변동성은 불가피할 것인데, 지금처럼 과도한 폭으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들의 외환 수요를 충당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몇개 기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현재 세계 9위의 외환보유고(4092억달러)에 이번 통화스와프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빠르게 1220원대로 하향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한-미 통화스와프로 상황을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전망도 많다. ‘달러공급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게 돼 단기적으로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되겠지만 국제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은 여전하다. 외환시장 불안이 국내 요인보다는 세계 전반에 퍼진 달러 유동성 고갈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블룸버그>는 “달러 경색이 워낙 심각해 달러의 경로를 바꾸려는 그 어떤 노력도 무기력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연준이 달러 통화스와프 라인을 한국 등 9개국 중앙은행으로 확대하면서 달러 상승세는 주춤하고 있다. 또 미국 자금시장의 신용위험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이 마련돼야 환율 상승 압력이 잦아질 수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가 처음 체결된 2008년 10월30일에도 환율은 1427원에서 1250원으로 급락했지만 효과는 며칠을 넘기지 못했다. 10여일이 지난 11월 중순에는 달러 강세와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환율은 거듭 급등했다. 이듬해 2월 미국 정부의 부실자산 구제 프로그램이 구체화한 뒤에야 달러 강세가 진정될 수 있었다. 결국 이번 위기의 근본 원인인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세가 꺾여야 국내 금융시장도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에 대해 “반가운 소식”이라며 “국내 외환시장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통화당국과 재정당국의 공조로 이뤄진 이번 성과에 국민이 든든함을 느낄 것”이라며 “국제 공조를 주도한 한국은행, 또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국내 공조에 나섰던 기재부를 격려한다. 비상한 시기 경제 중대본의 사명감이 이룬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한광덕 노현웅 성연철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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