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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5만5000명 해룡면'을 왜?…순천 선거구 쪼개기 음모론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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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0명만 떼내면 되는데…순천 1석 고착 의도

시민들 "지역 정치권 꼼수…민주당 책임"

뉴스1

10일 오전 10시 전남 순천시 해룡면 주민들과 순천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 100여명이 순천시청 앞에서 '불법선거구 획정 순천시민주권 무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2020.3.10./뉴스1 © News1 지정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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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뉴스1) 지정운 기자 = '왜 인구 5만5000명의 해룡면을 떼냈을까?'

국회의 '선거구 쪼개기'를 지켜본 전남 순천 시민들이 의문을 품는 대목이다.

2150명만 떼내도 되는데 5만5000명 지역을 인근 선거구로 편입시키면서 향후 순천 인구가 증가하더라도 단일선거구가 고착화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순천시는 지난 2019년 1월말 인구가 28만150명으로, 선거구 획정기준 인구상한선 27만8000명보다 2150명 많은 분구 대상지역이었다.

그러나 국회는 인구 5만5000명의 순천시 해룡면을 쪼개 인접한 광양시 선거구에 붙이는 방법으로 순천 분구를 외면했다.

이를 두고 순천 각계에서는 '왜 하필 해룡면이냐'는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순천을 분구하지 않고 단일선거구로 묶으려면 인구상한선 27만8000명 기준을 초과하는 2150명 이상에 해당하는 지역만 떼어내면 된다. 순천에는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행정단위가 여러 곳이 있다.

그럼에도 해룡면을 쪼갠 것을 두고 지역사회는 다음번 선거에서도 정치권이 순천선거구를 나누지 않고, 쪼개기를 통해 순천시를 계속 '한 석'으로 고착화시키려는 하는 것으로 의심한다.

순천이 인구가 늘어나 국회의원이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전남의 다른 지역은 의석수가 줄어들 수 있어 필사적으로 순천 분구를 방해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번에 떼어낸 해룡면은 신도시인 신대지구를 포함하고 있고, 향후 인근의 선월지구 개발 등이 가시화되면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이런 해룡면이 편입된 순천·광양·구례·곡성을 선거구도 인구상한선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상황을 피해기 위한 '꼼수'로 해룡면을 인접한 여수시로 붙이는 방법이 나올 수 있다.

여수시는 현재 갑과 을 선거구로 나뉘어 있지만 인구가 감소하며 선거구획정 인구기준 하한선을 걱정해야 하는 지역이다.

이곳은 해룡면을 떼어다 붙인다해도 인구상한선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유효기간(?)도 길다.

이런 가정이 현실화되면 여수와 순천을 합쳐 갑을병의 형태로 새로운 이름의 선거구가 만들어 질 수 있다.

그렇게되면 순천시는 신도시인 해룡면을 중심으로 인구가 늘어난다고 해도 온전한 '두 석'이 아닌 계속해서 일부가 찢긴 '한 석'을 놓고 더욱 치열한 선거전쟁을 치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역은 더욱 분열하고 상처를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우려다.

실제로 순천시민들은 호남을 자신들의 텃밭으로 자처하는 민주당이 순천을 쪼개기하는데 찬성하는 모습을 보며 좌절하며 분노했다.

또 민주당이 순천·광양·구례·곡성을 선거구에서 새롭게 편입된 해룡면을 배제하고 후보경선을 진행하는 것도 목격했다.

'순천을'의 권향엽 예비후보가 '인구 5만5000명의 해룡면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경선재심'을 요구했지만 중앙당 재심위원회(위원장 김태년)는 이를 외면했다.

이러한 과정을 지켜본 민주당원인 해룡면민 A씨(48)는 "해룡면을 쪼개기한 것은 앞으로 순천시를 단일 선거구로 묶으려는 정치권의 꼼수로 의심할 수 밖에 없다"며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또 다시 당할 수 있는 만큼 시민들이 똘똘 뭉쳐 민주당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쪼개기 선거구 획정에 민주당이 찬성하고, 시민들의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도 있다"며 "민주당은 해룡면에서 시작된 순천시민들의 민주당에 대한 민심 이반 현상을 치유할 획기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1

순천지역에 내걸린 '쪼개기' 반발 현수막들.(독자 제공) /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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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j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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