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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철&민 부동산백서]"아이고 세금 많이 내겠네"…공시가격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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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가 전부 아냐…고가 아파트 중심 현실화율 대폭 상향

10월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주목…내년엔 얼마나 오를까?

[편집자주]"임장이 뭐예요?" "그거요~현장답사예요", "초품아는?"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부동산 뉴스를 읽다 보면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정확한 뜻이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넷 카페에는 부동산 관련 약어들도 상당하고요. 부동산 현장 기자가 부동산 관련 기본 상식과 알찬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기획한 연재한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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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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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철 기자 = 국토교통부가 지난 18일 전국 '아파트 공시가격'을 발표했습니다. 보니까 서울이나 수도권 주요 지역에 아파트를 갖고 계신 분들은 공시가격이 꽤 올랐을 것 같네요. 반면 강원도나 경상도, 충청남도, 제주도 아파트는 공시가격이 조금 떨어진 것으로 나왔습니다.

발표 이후 주민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댓글들을 보니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 '정부가 세금 걷기에 혈안이다', '1주택자는 건들지 마라', '주식도 폭락해 슬픈데 울고 싶다', '집 한채 있는 것이 죄냐' 등의 내용이 많네요.

그래서 이번 '철·민 부동산백서'에서는 올해 아파트 공시가격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드리려고 합니다. 공시가격이 왜 이렇게 올랐는지(혹은 내렸는지), 기준이 뭔지 등도 좀 살펴보고요.

우선 공시가격 산정의 기본은 '실제 가격이 크게 상승한 주택이 공시가격도 크게 오른다'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소리죠. 공시가격은 기본적으로 시세변동을 반영합니다. 지난해 아파트 가격이 많이 상승한 지역일수록 올해 공시가격의 상승 폭도 큰 것이 기본적인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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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전국 아파트 공시가격 변동률.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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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국 평균 공시가격은 지난해 대비 5.99% 올랐습니다. 시·도 별로 살펴보면 서울이 지난해와 비교해 14.75%, 대전이 14.06%, 세종이 5.78% 올라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모두 지난해에 '핫한 동네'였죠. 서울 중에서는 강남구와 서초구의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25.57% 상승했고, 이어 송파구(18.45%), 양천구(18.36%) 순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세 변동만으로 공시가격을 설명할 수는 없죠. 공시가격 산정의 또 다른 큰 축은 '현실화율'입니다. 이번 정부 들어 공시가격을 실거래 시세와 비슷하게 끌어올리는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이 현실화율의 상한이 있습니다. 국토부는 올해 9억원 이하 아파트의 경우 현실화율을 68% 수준에서 동결하고, 그 이상인 아파트에 대해서는 현실화율 상한을 높였습니다. 상한은 9억~15억원이 70%, 15억~30억원은 75%, 30억원 이상은 80%까지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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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보시면 지난해 아파트 공시가격의 경우 30억원 이상은 현실화율이 69.2%였지만 나머지 9억원 이상 주택은 66~67%대였습니다. 반면 9억원 미만 주택의 현실화율이 67~68%대로 오히려 고가 아파트보다 높았습니다. 그런데 국토부는 올해 이 현실화율을 고가 아파트 중심으로 확 끌어올렸습니다. 그 결과 15억~30억원의 현실화율은 74.6%, 30억원 이상은 79.5%까지 상승했습니다.

상황이 이러니 가뜩이나 지난해 시세가 많이 오른 강남구, 서초구의 경우 고가 아파트에 대한 현실화율까지 급상승하면서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25% 넘게 상승하게 됐습니다. 아, 참고로 올해 들어 떨어지고 있는 강남권 집값은 내년 공시가격에 반영됩니다. 올해 공시가격은 지난해 말까지만 반영된 수치입니다.

공시가격은 세금부과의 기준이 됩니다. 이게 상승하면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가 같이 올라가는 셈이죠. 예를 들면 지난해 '3.3㎡당 1억원'으로 화제가 됐던 서초구 '반포 아크로리버파크'의 전용면적 84㎡는 올해 공시가격이 25억74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5.1%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보유세는 지난해보다 약 530만원(47.1%) 늘어난 1652만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내년에도 올해만큼 공시가격이 오를까요? 글쎄요. 기본적으로 시세가 지난해 강남 아파트처럼 '미쳤다'는 말이 나올만큼 오르면 가능할 듯도 싶습니다.

문제는 현실화율인데요. 국토부가 오는 10월을 목표로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이라는 것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 대책에 따라 전체적인 기조가 결정될 듯 합니다. 아직은 아무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다만 현실화율을 확 끌어올린다면 공시가격이 크게 오를 가능성은 남아있죠.

저도 이번 조치로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비강남권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지난해에 몇억원씩 가격이 올랐는데 그깟 세금 몇백만원 더 내는게 무섭겠나'라고 생각하는 분도 더러 있더군요. 반면 강남권 실거주자들은 '시세차익이 실현된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그냥 여기서 살건데 왜 세금을 왕창 뜯어가냐'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아무튼 저는 절대 못 사서 그런게 아니라 저 세금을 감당하기가 조금 벅차 비싼 아파트를 매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단 눈물부터 닦고 기다렸다가 로또부터 사러가야겠습니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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