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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플러스] 불확실성의 시대…‘따박따박’ 수익 나올 곳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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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채권 전통 안전자산도 불안

증시 반등 아직…인컴형 투자로

고수익 P2P, 위험요소 잘살펴야

ELS 투자, 주택연금도 고려할만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직장에서 은퇴한 60대 A 씨는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 상황이 급변하면서 조바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집 담보로 대출을 받아 값이 떨어진 주식이라고 사둬야할 지, 아니면 집값도 떨어질텐데 처분하고 현금을 확보해야 할 지 고민이다. 주변에서 이런저런 사례도 듣지만 마음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 연금 말고는 이렇다할 고정적인 벌이도 없이 집 한 채 달랑 이고 사는 터라 지금의 상황이 불안하기만 하다.

‘코로나 리세션(경기 침체)’으로 자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은퇴 고령층들의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산은 많지만 근로소득은 적어 자산관리 의존도가 높은 세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은 재테크가 아니라 생존 자체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부동산 비중 높은데=한국의 은퇴 고령층은 현 경제 시스템에 비춰 볼 때 굉장히 취약한 자산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의 지난해 조사결과를 보면 60대는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80.7%나 된다. 금융자산 비중이 더 높은 미국(70%)이나 일본(64%)과 반대다. 가뜩이나 생활자금 마련을 위해 유동성 자산이 필요한데, 정부가 지난해와 올해 연달아 부동산 보유세를 대폭 올리면서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수익은 커녕 안전하게 자산을 대피시킬 곳마저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안전자산의 배신(?)=이번 코로나 사태에서는 일반적으로 금융위기 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과 미국 채권값마저 하락하고 있다. 국제 금값은 지난 9일 1온스 당 1675달러였지만, 19일에는 1470원으로 떨어졌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9일엔 0.54%였는데 19일엔 1.25%로 뛰었다. 고공행진하던 강남4구 아파트값도 1월 이후 두달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위기 상황에 극단적 위험 회피 성향이 나타나면서 미국 달러화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자산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SK증권은 19일 낸 리포트에서 “올해는 믿었던 자산들의 배신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증시 저점 아직, 일단은 예금이라도=‘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까먹지 않는 것이 버는 것’이라는 원칙에 비춰봤을 때는 은행의 정기예금 자체도 나쁜 선택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지난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나 라임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피해자에는 60대 이상 비중이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었다. 만큼 금융상품 이해도가 높지 않거나 안전을 추구하는 성향이라면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는 것이다.

최근 한달 사이 30% 가까이 떨어진 국내 증시는 아직 저점에 이르렀다고 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한국 증시는 그다지 오른 것이 없지만, 미국 증시는 많이 상승해서 아직도 높은 편이다”라며 “최근 들어 한국 증시가 미국 증시에 동조화하는 경향이 더욱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미국 증시가 바닥을 확인할 때까지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따박따박’ 인컴형 자산은=다만 제로금리 시대의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워낙 낮기 때문에 이보다는 높으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원한다면 시기와 옥석을 가려 투자할만한 ‘인컴(고정수익)형 자산’들을 고려해볼만 하다. 기왕 주식에 투자한다면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것보다 금융주와 같이 높은 배당을 주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 역시 대표적 인컴형 자산이다. 리츠는 주가 시세 차익과 배당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 최근 몇년 사이 안정적이면서도 쏠쏠한 수익률(2018년 기준 8.5%)을 자랑한 바 있다. 올해 들어 상장 리츠들이 10% 가까이 하락했기 때문에 배당수익률을 따져 저점에서 매수하면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리츠의 주된 수입이 임대료라는 점에서, 최근 유통·외식·숙박업체 타격으로 상업용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고 임대료를 낮춰 받는 ‘착한 임대인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도 맥쿼리인프라는 변동성이 낮고 배당률이 높아 이미 고액자산가들 사이에는 필수 자산으로 알려져 있다.

▶‘가시’ 숨긴 장미 P2P=부동산 경기 하락은 P2P(개인간거래) 금융 투자를 할 때도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44개 협회 회원사들의 지난달 말 기준 평균 연체율은 8.23%인데, 부동산 대출이 주 원인이다. P2P업체의 총대출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개인 부동산 담보 등 부동산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2.5%인데, 최근 부동산 경기 악화로 상가·빌라 등의 분양이 어려워지자 연체가 늘었다.

▶ELS, 지금 가입한다면=위기 자체가 기회가 되는 상품도 있다. 최근 전 세계 주가 하락으로 원금 손실 우려가 고조에 달한 주가연계증권(ELS)가 그렇다. 지수가 많이 하락한 시점에 가입한다면 원금 손실 리스크를 크게 낮춘 상태에서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LS는 대체로 3년을 만기로 하는데, 투자 기간 동안 기초자산 중 하나가 최초기준가격의 50~60%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5%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일정한 주기 별로 조기 상환도 가능해 유동성 확보에도 용이하다.

▶사는 집으로 노후자금을=주택 연금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 연금은 집값이 가장 높고 이자율이 가장 낮은 시점에 가입하면 가장 많은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집값 하락 시그널이 나타나고 제로금리 시대에 접어든 지금이야말로 가입의 최적기라는 것이다. 60세 기준 7억원 짜리 주택을 가입할 경우 매월 145만원을 지급받을 수 있다. 혹여 추후 집값이 상승해서 집을 되찾고 싶을 경우 받은 연금을 모두 되돌려주고 돌려받을 수도 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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