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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 우려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달러예금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5대 은행의 달러예금은 하루에 1조8000억원이나 늘어났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19일 현재 430억9800만달러로 집계됐다.
달러예금은 이달 들어 400억달러대에 올라선 뒤 한동안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16일 달러예금이 8억6800만달러나 늘었다. 원·달러 환율이 이전 이틀간(12∼13일) 25원 넘게 올라 달러 가치가 이미 높은 수준임에도 달러예금이 불어났다.
지난 17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17.5원이나 급등했다. 당시 원·달러 환율 종가인 1243원은 2010년 6월 11일(1246.1원)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였다.
달러가격이 급등했으나 국내에서는 달러를 팔아 환차익을 얻기보다는 달러를 대거 사들였다. 지난 17일 하루에 5대 은행의 달러예금이 14억2400만달러나 급증했다. 당일 종가를 적용하면 원화로 1조7700억원어치였다.
달러예금은 그 이후에도 18일 3억9000만달러, 19일 3억9500만달러로 꾸준히 늘었다. 16일부터 4일간 늘어난 달러예금이 30억7700만달러였다.
달러 사재기는 개인과 기업을 가리지 않았다. 현재와 같이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달러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 또는 우려가 바탕이 됐다.
송재원 신한PWM 서초센터 프라이빗뱅커(PB) 팀장은 "유학생 자녀가 있거나 송금 수요가 있는 등 달러 실수요가 있는 고객 중심으로 불안 심리에 편승해 달러 매수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기업 고객이 많은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저금리로 자금을 운용할 곳이 마땅치 않고, 추가로 환율이 오를 것을 고려해 수입대금 결제 등을 위해 달러를 산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추격 매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환율이 이미 높은 수준인 데다가 변동성도 심해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체결된 한미 통화스와프 역시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실제 환율은 19일 40원 오른 다음 20일엔 39.2원 내리는 롤러코스터 움직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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