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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이란도 IOC에 “도쿄올림픽 연기” 촉구 … 美와 계속 으르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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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IOC에 올림픽 연기 요구 서한 보내

“코로나는 생물학전” 주장하며 조사 착수

이란의 거듭된 비난에 폼페이오 공개 반박

중동 국가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최대 피해국인 이란이 오는 7월로 예정됐던 도쿄올림픽의 연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심각한 가운데서도 이란과 미국은 서로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란, “세계 스포츠경기 취소되는 상황에…”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레자 살레히 아미리 이란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 올림픽 연기를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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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환자 급증으로 병상이 부족하자 이란은 쇼핑몰을 입원실로 개조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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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리 위원장은 이 서한에서 “신종 코로나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대륙과 세계 스포츠 경기들이 취소된 상황을 감안해 올림픽 연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란은 현재 중동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가장 많은 국가다. 지금까지 확진자는 2만3049명이고, 사망자는 1812명에 이른다.

앞서 호주‧캐나다 등은 도쿄올림픽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



◇이란, “신종 코로나는 이란 노린 생물학전”



자국의 신종 코로나 피해가 심각한 가운데서도 이란 정부는 미국을 향한 적대감을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란 과학자들과 정보 요원들이 신종 코로나가 이란을 노린 생물학전(戰)일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TV가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스롤라 파트히연 이란 신종 코로나 대책본부 실무 조정관은 “신종 코로나가 이란인의 유전적 특질에 맞춰 만들어졌다는 의혹마저 있다”면서 “현재로썬 이런 이론을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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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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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앞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신종 코로나 확산에 대해 “생물학전과 같은 비상사태”라며 군에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한 바 있다. 이란 정부는 이란을 대상으로 생물학전을 벌이는 주체를 구체적으로 지목하진 않았으나 미국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하메네이는 22일 신년 연설에서 “미국은 바이러스(신종 코로나)를 이란을 겨냥해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그들이 이란에 의료진을 보낸다면 아마 바이러스의 독성이 끼치는 영향을 알아보려는 목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23일 열린 내각 회의에서 “미국의 불법적이고 악랄한 경제 테러리즘(제재)으로 이란의 경제가 정상 상황이 아니고 의약품 수입도 어렵다”면서 “이런 일을 저지른 미국이 인제 와서 우리를 돕겠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이란을 돕겠다는 그들의 언사는 마치 맑은 물을 마실 수 있는 우물을 막은 뒤 ‘네가 목이 마른 것을 안다’면서 흙탕물이 담긴 잔을 공짜로 주겠다는 행태”라고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북한‧이란 등이 필요하다면 도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美, “우한바이러스에 대한 하메네이의 거짓말”



미국도 이란을 향해 반격에 나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3일 ‘우한 바이러스에 대한 하메네이의 거짓말이 생명을 위태롭게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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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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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성명을 통해 “2월 이란의 항공사인 마한한공은 테헤란과 중국을 최소 55번 오가면서 이란 국민을 추가로 감염시켰다. 적어도 다섯개 국가의 첫 번째 신종 코로나 감염 사례는 이란에서 직접 유입됐고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태롭게 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란 정권이 보건 당국의 계속된 경고를 무시하고 첫 번째 사망자를 최소한 9일 이상 부인했다”며 이란이 신종 코로나 피해 실태를 축소한다는 주장도 폈다.

미국의 제재 탓에 인도적 교역이 중단됐다는 이란의 주장에 대해서는 “우리의 제재는 식품‧ 약‧의료장비 등 인도적 물품을 겨냥하지 않는다. 이란 회사들이 1월부터 신종 코로나 검사 장비를 수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문서도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란은 공개적으로 국제 사회의 지원을 요청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은 이란에 2000만 유로(약 271억 7100만원)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이란 프레스TV 등이 23일 보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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