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26일 대구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 참석했다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업무로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시의원과 설전을 벌이다 실신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권 시장은 의식을 되찾았으나 병원 측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검사를 진행 중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26일 오후 대구시의회 임시회 본회의를 마치고 퇴장하던 중 민주당 소속 이진련 시의원의 질타를 듣다 어지러움증을 호소하며 쓰러지고 있다. 대구=뉴시스

이날 권 시장은 오후 2시 코로나19 관련 예산안 처리를 위해 시의회 임시회에 참석했다. 1시간30분 동안 이어진 임시회에서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되고, 권 시장이 본회의장 바깥으로 나가려던 순간 민주당 소속 이진련 시의원이 “긴급 생계자금을 왜 현금으로 지원하지 않느냐”고 따졌고, 권 시장은 “제발 좀 그만하세요”라고 호소했다. 이후에도 이 의원의 항의가 이어졌고, 권 시장은 갑자기 오른손으로 머리를 잡은 채 뒤로 쓰러졌다. 대구시청 직원이 권 시장을 급히 업어 시청 시장실로 옮겼고, 이후 119구급차를 불러 경북대병원으로 이송했다.

앞서 권 시장은 이날 오전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제정신이 아닐 때가 많다. 몸도 거의 한계 상황에 와 있다”며 “30여일째 사무실에서 야전침대 생활을 하는데 정신적으로 많이 피곤하다. 이해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권 시장이 전날 대구시의회 임시회 도중 갑자기 퇴장한 일로 논란이 인 데 따른 해명이다. 권 시장은 “제가 많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26일 오후 대구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 참석했다 실시한 권영진 대구시장이 구급차로 이송되고 있다. 대구=뉴시스

권 시장은 전날 열린 시의회 임시회에서 이진련 의원이 “코로나19 대응 긴급생계지원을 신속하게 집행하라”고 촉구하던 중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 밖으로 퇴장했다. 이에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은 “시의회 회의규칙에 따라 회의에 출석한 사람은 사전 동의 없이 무단이석할 수 없다”며 “(권 시장 행위는) 신성한 전당인 시의회를 경시하는 행위로서 엄중 경고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임시회에서도 권 시장은 전날 퇴장과 관련해 “어제 너무 어지럽고 구토가 나와 앉아 있을 수 없었다”며 “의장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고 자리를 떠나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힌 바 있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여러 가지 검사를 한 뒤 상태를 보고 권 시장의 퇴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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