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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사건에 "일베 폐쇄해 달라" 靑 청원 2년 만에 재등장…이번엔 폐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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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일베. 사진=일간베스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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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극우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사이트를 폐쇄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그간 성희롱이나 불법촬영물 등의 논란으로 사회적 질타를 받아온 데다 최근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에서 여성들의 성착취물을 유포한 일명 'n번방' 사건의 피의자 조주빈(25·구속)이 일베 회원이 아니냐는 논란이 나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범죄의 온상인 일간베스트 사이트 폐쇄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이번 n번방 사건 등 그간 일베의 사회적 폐단과 범죄, 테러 행위는 더 이상 사회에서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다"며 "표현의 자유를 넘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수준까지 치달았으며, 그들이 낳은 폐단은 여러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일베를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희생자를 모욕하거나 5.18 민주화운동을 폭도라 선동하여 대한민국 민주정신을 훼손하는 등 그동안 일베 관련 논란들을 열거하면서 "역사에 모욕과 테러를 감행한 전례가 있고, 총선, 대선, 지방선거 등 온갖 선거에도 개입했다"고 했다. 또 지난해 한강 토막 시신 사건의 피의자로 알려진 장대호가 일베 회원이었다는 점을 예를 들면서 "각종 살인, 사기, 성범죄, 반인륜적 범죄에 일베가 연결돼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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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청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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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번 일어난 n번방 사건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간악하고 극악한 범죄"라며 "우리가 보호해야 할 청소년과 아동들을 대상으로 성범죄도 모자라 협박, 갈취를 일삼았다는 것,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모인 사이트가 아직도 대한민국에 존재한다는 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수치스럽고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과거 각종 성범죄 논란이 일었던 '소라넷' 사이트를 폐쇄하고 운영진을 검거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이제 반사회적 사이트를 더이상 한국의 법률상 보호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전례로 남아있다"며 "표현의 자유는 중요하지만 인간의 기본권과 사회의 공공안전을 해치는 선을 넘어가선 안 된다. 이런 사이트들이 (남아있는 한) 또 다른 범죄가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베 폐쇄는 가능할까. 앞서 지난 2018년 1월에도 일베 폐쇄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당시 23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 답변을 충족시킨 바 있다.


김형연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은 "일베의 불법정보 게시글 비중 등이 사이트 폐쇄 기준에 이르는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즉 당시 기준으로는 폐쇄가 불가능하다는 취지다. 다만 "표현의 자유는 중요한 가치이지만 헌법에도 명시됐듯 모든 국민은 언론, 출판의 자유를 갖는 동시에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불법 정보, 가짜뉴스 등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벌에 처해질 수 있다"고 했다.


당시에는 폐쇄가 불가능했지만 제재 기준을 충족하면 일베도 폐쇄가 가능하다. 정보통신망법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음란한 내용 ▲비방 목적의 명예훼손 ▲청소년유해매체물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 ▲범죄 목적 또는 교사·방조 행위 등을 '불법 정보'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유통을 금지한다.


만약 웹사이트 전체 게시물 중 불법 정보가 70%이상이라면 심의를 거쳐 사이트 폐쇄나 접속 차단이 가능하다. 과거 소라넷이 폐쇄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불법 정보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하며, 이에 대한 판단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결정한다.


전문가들 대다수는 폐쇄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방심위 심의위원을 지낸 바 있는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MBC 라디오 '박지훈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과의 인터뷰에서 "도박사이트나 음란사이트는 기본적으로 음란물이나 도박물로 공간을 다 채우는 데 상업적 취지가 있지만, 일베가 그렇지는 않다"며 일베를 폐쇄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해당 청원은 27일 오전 9시 기준 5만4800여 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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