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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文에 설움 토해낸 천안함 유족 "恨 좀 풀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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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서해수호의 날' 행사 첫 참석

분향하던 대통령에 다가가 호소

故 민평기 상사 모친 "북 소행 밝혀달라"

"분하고 억울...드러누울까도 생각

직접 말 들으니 조금이나마 풀려"

文 "北 소행이란게 정부 입장"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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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유족들의 사무친 설움을 맞닥뜨렸다.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도발’ 등 서해에서 발생한 남북 간 무력충돌에서 희생된 용사를 기리는 날로, 문 대통령이 기념식에 직접 참석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서 순직한 장병들을 추모하는 한편 유족들을 위로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등 군 수뇌부도 함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문 대통령이 외부 일정을 강행한 것은 올해가 ‘천안함 10주기’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해수호 영웅들께 경의를 표하며,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들은 문 대통령 앞에서 참아온 한탄을 쏟아냈다.

천안함 피격 당시 희생된 고(故)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씨는 이날 현충탑 앞에서 분향하려는 문 대통령에게 갑자기 다가가 “대통령님, 이게 북한 소행인가, 누구 소행인가 말씀 좀 해달라”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북한의 소행이라는 게 정부 입장이 아니냐”고 답했다. 윤씨는 그러나 “그런데 여지껏 북한 짓이라고 진실로 해본 일이 없다”고 재차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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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는 이날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북한 소행이라고 확실하게 말하지 않아) 분하고 억울했다. 이 늙은이 한 좀 풀어달라고 북한 짓이라고 밝혀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윤씨는 문 대통령이 진지하게 얘기를 들어줬다고 설명하면서 “말을 안 들어주면 드러누울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말을 직접 들으니 조금이나마 한이 풀린 것 같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도 윤씨는 “제대로 말해주는 데가 없다. 누구도 얘기를 안 한다. 기념식장에서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 사람도 있다. 모든 부모들의 가슴이 다 아프다”고 다시 울분을 터뜨렸다. 이어 “우리 막내(고 민 상사)는 집안의 기대주였다. 지 아버지는 막내 죽고 화병으로 7~8년 동안 시름시름 앓다가 돌아가셨다”며 눈물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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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천안함 용사들의 묘역을 참배할 때도 유족들의 한탄은 이어졌다. 고 박성균 중사의 모친은 문 대통령에게 소리 내 울면서 “엄마들이 왜 다 안 온 줄 아느냐. 아파서 그렇다”고 말했다. 고 김동진 중사의 모친이 “살려주이소, 몸도 아프고···”라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세월이 간다고 아픔이 가시겠냐”며 “힘내라”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천안함 구조작업을 하다 숨진 고 한주호 준위의 묘역도 찾아 유족들과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전투에서 상이를 입은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추가 보상책도 마련하고 있다”며 “올해 163억원 수준인 ‘전상수당’을 내년 632억원 수준으로 다섯 배 인상하고, ‘참전 명예수당’도 점차 50% 수준까지 높여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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