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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정순균 강남구청장의 황당한 변호 이틀째 논란 "유학생 모녀도 선의의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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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해외거주교민들이 지난 1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이들 모녀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다.”

방역 최전선에서 코로나19와 맞서 싸우고 있는 의료진과 공무원, 국민들의 노력을 무산시킨 ‘미국유학생 모녀’에 대한 강남구청장의 옹호발언이 이틀째 입길에 오르고 있다.

전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빠진 상황에서 유학생을 비롯한 모든 해외거주자를 맞아들인 정부 조치에까지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코로나19로 귀국한 일부 유학생들의 무개념 행보 때문이다.

앞서 지난 27일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자가격리 수칙을 어기고 제주도를 관광, 사업장 폐쇄 등 손해를 유발한 미국유학생 모녀에 대해 이례적으로 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내놨다.

제주도 측은 “유학생 딸이 제주도 입도 첫날인 20일 저녁부터 오한과 근육통 및 인후통을 느꼈고, 23일 오전에는 숙소 인근 병원을 방문할 정도로 유증상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고의가 있었다”고 봤다.

지난 15일 한국에 들어온 미국 유학생 김모(19)씨와 어머니 박모(52)씨는 20~24일 동행자 2명과 제주여행을 했으며, 이후 서울 강남구 선별진료소에서 두 사람 모두 확진판정을 받았다.

우리 정부는 해외거주자에 대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2주간의 자가격리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김씨 모녀는 이 기간 동안 여행에 나서 물의를 빚었다.

이때문에 국내 코로나19 확산의 시작이었던 신천지 대구교회 신자 ‘31번 확진자’ 만큼이나 김씨 모녀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제주도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날 오후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이 공식입장을 통해 이들 모녀를 감싸 또 한차례 논란이 빚어졌다.

정 구청장은 이날 오후 강남구청사에서 연 코로나19 관련 긴급 브리핑에서 “지금 이들 모녀에 대해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고 또 제주도에 손배소 제기 방침이 알려지면서 현재 치료에 전념해야될 이들 모녀가 사실상 정신적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제주도의 고충이라든지 또 제주도민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는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이들 모녀도 이번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라고 표현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정 구청장은 유럽 입국자에 대한 특별입국절차가 진행된 것이 지난 22일부터이며 강남구가 재난문자로 관내 미국 유학생들에게 스스로 자가격리하도록 당부한 것이 24일부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과정을 보면 이들 모녀는 15일 입국을 해서 20일부터 제주도 여행길에 올랐기 때문에 사실 그때 당시에는 자가격리라는 것에 대해서 사실상 충분한 이해나 경각심을 갖고 있지 않지 않았나 하는 판단이 든다”면서 이해를 호소했다.

또 “유학생 딸은 지난해 9월 보스턴 소재 대학에 입학한 후 강도 높은 수업 스케줄 등 학교생활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런 딸의 기분 전환을 위해 당초 21일부터 하와이 여행을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유행으로 하와이행 항공편이 취소되자 20일부터 제주도 여행길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정 구청장은 “딸은 여행 출발 당시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지정된 자가격리 대상자도 아니었고, 특별한 증상이 없어 제주도 여행길에 나선 것이다. 출발 당일 저녁에는 아주 미약한 인후통 증상만 나타나 여행활동에 전혀 지장이 없었고, 자신 또한 코로나 감염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 모녀가 여행 중 제주 병원을 들렀던 것과 관련 “여행 중인 어머니가 위경련 증세가 있어 들렀고, 딸은 평소 알레르기 비염이 있어서 코막힘 증세를 치료한 것이다”라면서 “역학조사 결과 유학생 딸에게 코로나19 특유 증상인 미각과 후각에 이상증세가 나타난 것은 여행 마지막 날인 24일부터”라고 덧붙였다.

물론 김씨가 공식적인 자가격리 대상은 아니었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이 혹시 모를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증상이 있든 없든 집에 머물며 코로나19 확산방지에 동참하고 있는 것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행보다. 더구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미국에서 귀국한 사람이 그 위험을 모르고 여행을 했다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

네티즌들은 “이걸 어떻게 선의의 피해자라 할 수 있지? 그들 때문에 의료진들 공무원들이 두달간 쉬지도 못하고 방역에 힘썼는데 그들 때문에 방역이 뚫렸다. 도로아미타불이 됐단 말이다” “연간 학비 1억 넘는 보스턴 사립 대학 다니면서 휴식차 하와이도 들리는 집안에서 자기가 끼친 피해에 1억 손배하는게 그리도 아깝나? 코로나 걸리지 않아도 기부하는 사람도 있건만” “코로나 때문에 귀국하면서 이해부족이라는게 말이 되나 ? 코로나가 우리나라만 있는건가 ? 다른 나라 위험해서 들어왔으면서 뭐가 어째?”라는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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