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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與실세` 최재성에 `와신상담` 배현진 재도전…부동산 표심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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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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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을 지역구는 2018년 6월 보궐선거 때 친문(친문재인) 실세로 불리는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승리하며 '보수 텃밭'이라는 공식이 깨졌다. 당시 최 의원은 본인의 원래 지역구(경기 남양주갑)가 아닌 송파을에 처음 출전해 2만6000표 차이로 완승을 거두며 4선 중진 의원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격전지구로 돌변했다. 분위기는 탄핵정국 이전으로 돌아갔고, 오히려 '문재인 정권 심판론'이 지역에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성을 노리는 집권 여당의 최 의원은 문재인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강화 정책을 수정·보완하겠다는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에 맞서는 앵커 출신 배현진 미래통합당 후보는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2년 전 보궐선거에서 패한 데 설욕을 벼르고 있다.

29일 송파을 지역구에 있는 석촌호수(서호) 산책로. 배 후보는 지나가는 시민들을 향해 연신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열심히 일하겠습니다"라고 소리 높여 외쳤다. 2주 전 선거 유세 도중 작은 사고로 왼쪽 다리에 반깁스를 한 그를 본 일부 시민이 손을 잡으며 위로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배 후보 측 관계자는 "2년 전 재·보궐선거 때와는 분위기가 하늘과 땅 차이"라며 "당시에는 인사를 해도 손가락질을 하며 질책하는 시민이 대부분이었는데, 현재는 많은 격려를 보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배 후보는 "요즘엔 만나는 시민들마다 '정권 심판' 얘기를 많이 한다"며 "문재인 정권의 경제 실정과 안보 무능에 대해선 젊은 주민들도 굉장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민심이 2년 전과 사뭇 다르다는 것은 최 후보 측도 인지하고 있다. 최 후보는 "그렇다고 반사적으로 통합당을 찍는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송파구는 전통적으로 정치적 자존심이 매우 강한 지역"이라며 "정치적 무게감이 있는 후보를 선호해왔다"고 강조했다. 최 후보 측이 '1주택 종부세 해결'을 선거 캠페인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있는 이유 역시 같은 맥락이다. 최 후보는 이미 지난해 5월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를 실거주 기간에 따라 최대 100%(14년 이상) 공제한다는 내용의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최 후보는 "송파구민 1주택자 중에는 수입이 없거나 은퇴한 사람도 많다"며 "이들을 감별해 별도 통로를 열어주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정책이 문재인정부 보유세 강화 기조에 역행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일종의 보완이지, 반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순항하기 위해 정책 피해자나 사각지대에 대한 '구제'이지, 결코 '감세'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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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후보 역시 1주택자 부동산 보유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배 후보 측은 최근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송파을, 18·19대 국회의원)를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함께 세부 공약 구상을 해나갈 계획이다. 배 후보는 "송파을 지역 현안의 뼈대를 세우고, 이를 집행해오신 분이기 때문에, 탄탄한 공약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선 송파구 가락1동에 위치한 대단지 아파트인 헬리오시티 거주자들의 표심이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다. 9510가구인 헬리오시티는 서울시내 단일 단지로는 최대 규모다. 2018년 말 입주를 시작해 상당수가 새롭게 송파을 지역구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두 후보는 매일 헬리오시티 단지를 돌며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접전이 예상되는 만큼 두 후보는 서로를 향해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배 후보는 최 후보의 1주택자 보유세 법안에 대해 "(집권 여당이) 병 주고 약 주고 하는 것도 아니고, 실현 가능성이 제로"라고 잘라 말했다. 잠실새내역 리모델링 등 최 후보가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지역 현안 사업에 대해서도 배 후보는 "유 전 경제부총리가 의원 시절부터 추진해오던 일"이라며 "그간의 노력이 최 의원 때 와서 성과로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후보는 배 후보에 대해 "한 일이 없고, 뭘 하겠다는 것도 없고, 할 수도 없는 후보"라며 "마네킹 같은 느낌"이라고 폄하했다. 그러면서 "배 후보는 통합당 지지율 이상을 차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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