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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문 대통령 '쏘렌토R' 10년째… 靑·내각 선호 NO.1은 '그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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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고위공직자 보유 차량 보니 / 文, 2010년식 대통령 당선 전 직접 운전 / 靑 참모 중 그랜저 9대… 쏘나타 7대 제처 / 고용·여가장관 ‘단종’ 알페온 보유 눈길 / 관용차 주로 이용… 연식 오래된 車 많아 / 대법원장 ‘2001년식 SM5’·검찰총장 無 / 국방장관, 국무위원 중 유일 경차 ‘모닝’

자동차는 취향을 드러낸다. 소유자의 의지와는 별개로 사회적 신분과 재력, 지위를 투영하는 경우도 많다. 여론에 민감한 공직자들에겐 자동차 선택의 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주택(주거지)과 더불어 자동차가 대체로 판단의 기준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를 통해 공개한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변동 신고사항을 보면 고위공직자들은 대체로 대중적인 차량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관용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자가용 차량을 아예 소지하지 않고 있거나, 자가용을 갖고 있더라도 오래된 차종을 많이 소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청와대 참모들, 현대차 세단 선호

문재인 대통령은 개인차량으로 2010년식 기아 쏘렌토R(2000cc)를 10년 넘게 소유하고 있다. 2017년 5월 대통령 취임 이전에도 간혹 쏘렌토를 운전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인 2015년 쏘렌토를 운전하고 있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대통령의 차가 된 쏘렌토R는 2002년 첫 출시된 쏘렌토의 2세대 모델이다. 현대·기아차에서 개발한 디젤 R엔진이 처음 적용됐다. 쏘렌토R는 184마력에 최대토크 40.0kg.m로 준수한 성능을 자랑했고, 공인연비도 과거 기준으로 15㎞/L로 당시 최고 수준이었다. 기아차가 영입한 피터 슈라이어 당시 디자인 총괄 사장의 역작이자 현재까지도 기아차의 패밀리 룩으로 통용되는 타이거 노즈(호랑이 코)가 적용돼 인기를 끌었다. 쏘렌토는 2014년 3세대 출시에 이어 최근 4세대 쏘렌토까지 선보였다. 그런가 하면 김정숙 여사 소유의 2013년식 기아 스포티지R 모델은 1300만원에 매각한 것으로 신고됐다.

청와대 참모들이 선호하는 차로는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인 그랜저가 꼽혔다. 대통령 비서실(40명), 국가안보실(5명), 대통령경호처(1명) 등 전·현직 참모 46명 중 본인 혹은 부인 명의로 그랜저를 신고한 공직자는 9명이었다. 김상조 정책실장은 2016년식 그랜저 하이브리드, 박영범 농해수비서관은 2019년식 그랜저IG, 권용일 인사비서관은 2018년식 그랜저IG를 각각 신고했다. 현대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는 1986년 1세대 출시를 시작으로 지난해 6세대 IG 부분변경 모델까지 180만대 이상 팔렸다. 특히 지난해 11월 나온 신형 그랜저는 사전계약 첫날 1만7294대를 시작으로 사전계약 기간 11일 동안 3만2179대가 계약되는 기록을 세웠다.

그랜저 다음으로는 참모들의 선택을 많이 받은 차량은 쏘나타(7대)와 아반떼(6대)였다. 현대차의 3대 세단이 1·2·3위를 차지한 셈이다. 차종이 비교적 다양하지 않은 르노삼성차들은 11대로 선호도가 높았다. SM5가 4대, SM7 3대, SM6 2대, SM3와 QM6가 각각 1대였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배우자 명의의 2002년식 뉴SM5 LPG차량을 신고했는데, 청와대 참모들 차량 중 연식이 가장 오래된 차였다. 참모 중 가장 많은 재산(58억5000만원)을 신고한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2002년식 싼타페와 2012년식 에쿠스를 보유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광진 정무비서관, 정현곤 시민참여비서관, 양현미 문화비서관 등 4명은 자가용을 소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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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들 대부분 대형차

정부 부처 장관들의 개인 차량은 준대형이나 대형 차종이 대부분이었다. 그중에서도 그랜저가 6대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현대차 제네시스와 제네시스 G80으로 모두 5대였다. 제네시스 G80이 3대였는데,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016년식,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각각 2017년, 2018년식을 본인 혹은 배우자 소유로 신고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모두 2015년식 제네시스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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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온라인에서 공개되는 3세대 제네시스 G80의 티저 이미지.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는 2015년 이전에는 차량명이었다가 당해 제네시스가 독립 브랜드로 출범하며 브랜드명으로 변경됐다. 기존의 현대차 제네시스를 잇는 차량이 제네시스 브랜드의 G80이다. 2008년 1세대를 시작으로 2013년엔 2세대가 나왔다. 중후하면서도 역동적인 주행 성능, 안전성을 갖춰 국내는 물론 북미 시장에서도 인지도를 넓혀왔다. 제네시스 3세대 G80에 대한 기대도 한층 뜨겁다. 앞서 내·외관 디자인이 일부 공개돼 국내외에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G80은 30일 정오에 유튜브와 페이스북, 네이버TV 등 온라인을 통해 처음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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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부산국제모터쇼에서 공개된 GM대우(현 한국GM)의 준대형 세단 알페온.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한국GM의 알페온을 신고했다. 알페온은 2010년 당시 GM대우가 브로엄 이후 약 11년 만에 내놓은 준대형 야심작이었으나, 경쟁에서 밀리며 판매량 부진을 이어오다가 2015년 단종된 ‘비운의 차’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국무위원 중 유일한 경차인 모닝(2015년식)을 신고했다. 장관의 자가용 중 가장 연식이 오래된 차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2002년식 SM5였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2001년식 SM5를 신고했고,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2018년 쏘나타 하이브리드, 최재형 감사원장은 2011년식 도요타 프리우스를 신고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자가용 차가 없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2010년식 투싼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배우자 명의로 2014년식 제네시스 중고차를 2300만원에 구입했다고 신고했다. 지난해까지 신고됐던 2005년식 체어맨 차량은 폐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006년식 뉴체어맨 차량을 소유 중이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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