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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내달 6일 온라인 개학도 준비안돼… 입시·보육 다 엉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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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학교 녹화수업조차 버겁고 저소득층 컴퓨터 보유율 67% 그쳐

준비 위해 개학 1~2주 미룰 가능성

4월 20일까진 방학 추가 단축없이 개학 연기 가능하지만 대입 바꿔야

4월 6일로 예정된 개학일에 "정상 등교가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커지면서 개학이 추가로 늦춰질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예정대로 개학하되 온라인 수업을 하는 '온라인 개학'도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전국 학교에 당장 다음 달 6일부터 적용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4월 20일 개학까진 수업일수 단축 가능

다음 달 6일 개학하면 개학 연기로 인한 휴업 기간은 총 5주가 된다. 처음 3주일 개학 연기까지는 법정 수업일수 대신 방학 기간을 줄여야 한다. 이 때문에 예정대로 개학하면 각 학교에선 여름·겨울 방학을 총 15일(3주) 줄이고 수업일수는 10일(2주) 줄이게 된다.

만약 수업일수를 9일 더 줄이면 4월 20일까지는 수업일수를 줄여 개학을 미룰 수 있다. 교육부의 휴업 단계별 학사 일정 조정 방안에 따르면 4~7주일까지 개학을 미룬 경우 초·중·고 법정 수업일수(190일)의 10%인 19일까지 단축이 가능하다. 즉, 4월 20일을 마지노선으로 1~2주는 법정 수업일수 내에서 추가 개학 연기가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 대입 일정 수정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개학 땐 교육 격차 우려

조선일보

교육부는 다음 달 6일 예정대로 개학하게 되면 '온라인 개학'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7일 실시간 원격 수업 등을 정규 수업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원격수업 운영기준안'을 전국 시·도교육청과 학교에 배포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선 원격 수업을 준비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디지털 격차에 따른 취약 계층 학생의 교육 소외를 우려하기도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저소득 가구의 컴퓨터 보유율은 66.7%로 국민 전체 평균(83.2%)보다 낮다. 한 학부모는 "집에 컴퓨터가 한 대 있는데 자녀가 연년생이다. 둘이 동시에 어떻게 온라인 수업을 받을지 걱정이다"고 했다.

한국교총은 지난 27일 "온라인 수업을 정규 수업으로 인정하려면 모든 가정과 학생이 참여할 수 있고 교육 격차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대입 혼란을 줄이기 위해 고교에 한해서 온라인 개학을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경우에도 고교 유형에 따른 교육 격차 문제는 여전하다. 이미 일부 외고와 영재고 등 특목고는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고 등은 녹화 수업을 할 장비조차 갖추지 않은 경우가 많고, 특성화고는 실습 위주로 수업이 진행돼 온라인 수업 효율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사·학부모 '개학 추가 연기' 우세

정부는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4월 6일 개학'에 대한 설문 조사에 나섰다. 국무총리실 의뢰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7일 서울 지역 초·중·고 학부모 회장들을 대상으로 긴급 인터넷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70% 이상이 4월 6일 개학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지난 27~29일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신학기 개학에 대한 현장 의견 수렴'이라는 제목의 긴급 인터넷 설문조사를 벌였다. 교육부는 "내부 참고용"이라며 설문 결과를 밝히지 않았지만, 조사 초기 교원 약 80%가 "(4월 6일 개학이) 적절치 않다"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부 교사는 "개학을 미루면 온라인 수업 등에서 여러 문제가 드러날 텐데 교사들 조사 결과를 내놓으며 방패막이로 쓰는 것 아니냐"며 "개학 연기에 근거를 대기 위한 교육부의 요식 행위"라고 지적했다. 교사 단체 '좋은교사운동'이 26~27일 교사 4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3%가 "개학을 4월 6일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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