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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사이언스 카페] 712명 감염, 日 크루즈선서 밝혀낸 코로나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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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한정돼 연구에 이상적… 감염 경로·증상 등 상세히 확인

조선일보

다수의 코로나 환자가 나온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뒤쪽)가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히는 데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됐다. /AP 연합뉴스


'떠다니는 코로나 배양접시'로 불린 크루즈선이 코로나 바이러스 정체를 밝혀내는 데 기여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정된 공간에서 모든 인원을 조사하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어떻게 감염되고, 증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는 이상적인 연구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지난 26일(현지 시각) '크루즈선 감염 사태가 밝힌 코로나 감염증의 실태'라는 분석 기사에서 "크루즈선은 한정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게 했지만 폐쇄된 환경은 다른 측면에서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 행태를 연구하는 데 이상적인 공간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NHK방송에 따르면, 일본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는 승객·승무원 3711명이 있었고 그중 확진자 712명이 나왔다.

과학자들은 크루즈선에서 나온 코로나 확진 환자를 통해 바이러스의 감염 형태를 연구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존 이오아니디스 교수는 네이처지에 "크루즈선은 한정된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이상적인 실험과 같다"며 "크루즈선에서는 모든 사람을 알고 있고 누구든 진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크루즈선에 대한 연구 결과는 가장 먼저 일본 교토대 겐지 미즈모토 교수 연구진이 지난 12일 '유럽 전염병 감시' 저널에 발표한 것을 들 수 있다. 연구진은 2월 28일까지 크루즈선에서 무증상 감염자 비율이 18%나 됐다고 밝혔다. 크루즈선 승객 중에는 병에 걸리면 증세가 심하게 나타나는 노년층이 많다는 점에서 매우 높은 수치이다. 영국 런던 위생 열대의학대학원의 티머시 러셀 교수 연구진은 크루즈선의 사망자 비율을 근거로 중국의 확진 환자의 사망률이 1.1%라고 추정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예측치 3.8%보다 낮은 수치다. 감염자 격리 효과도 크루즈선에서 확인됐다.

일본 교토대 겐지 미즈모토 교수와 미국 조지아주립대의 제라도 초웰 교수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감염 질환 모델 연구'에 "감염자 격리 조치가 취해진 지난달 5일까지 감염자 한 명이 퍼뜨릴 수 있는 감염 대상자는 7명이었으나 격리 조치 이후에는 1명 미만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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