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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공장 폐쇄 일주일만에 등급 '뚝'"…글로벌 車업계, 신용등급 강등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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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잇단 신용도 하락에 긴장하고 있다. 우한 코로나로 자동차 소비가 줄고,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공장 폐쇄가 이어지면서 미국·유럽·일본 등 자동차 업체의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신용등급 하향조정 대상에 들어가면서 긴장감이 높다.

미국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코로나의 급속한 확산, 경제전망 악화, 유가하락 등이 광범위한 신용 쇼크를 초래하고 있다"며 "자동차 산업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산업 중 하나로, 올해 자동차 수요는 전년 대비 15%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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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 S&P, 무디스, 피치 등은 포드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낮추고 있다./ AP연합뉴스



대표적으로 미국 자동차 기업 포드는 우한 코로나 확산으로 공장을 휴업한지 1주일만에 ‘추락천사(Fallen Angel)’가 됐다. 추락천사는 투자적격 등급에서 투기 등급으로 떨어졌다는 뜻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더라도 기관투자자들에게 외면을 받아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미국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25일 자동차 회사 포드의 신용등급을 투자등급 하단인 'BBB-'에서 투기등급인 'BB+'로 낮췄다. 무디스와 피치 레이팅스도 지난 24~25일 포드의 신용등급을 각각 Ba2, BBB-로 한단계씩 하향했다.

유럽 자동차 회사 중 신용도가 가장 좋은 편으로 꼽히던 BMW도 우한 코로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무디스는 BMW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떨어뜨렸다. BMW가 다음달 19일까지 유럽·미국 공장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올해 판매와 실적에 모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 탓이다.

무디스는 BMW외에도 다임러(A3), 폭스바겐(A3), 재규어랜드로버(B1), 르노(Ba1), 푸조(Baa3), 볼보(Ba1), 맥라렌(B3) 등 유럽 완성차 7개사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도 검토 중이다. 상황이 이렇자 포드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분기 배당 지급을 중단했고, 폭스바겐도 사태 장기화를 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일본기업 중에서는 도요타, 닛산, 혼다 등의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무디스는 닛산 자동차의 등급을 Baa1에서 Baa3로 2단계 끌어내렸다. 일본 자동차 회사 중 가장 신용도가 높은 도요타는 Aa3에서 A1로, 혼다는 A2에서 A3로 하향했다. S&P도 도요타(AA-), 닛산(BBB+)의 신용등급 하락을 검토하고 있다.

우한 코로나 초기에 공장을 중단했던 중국과 우리나라의 자동차 기업도 신용등급 하락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무디스에 따르면, 중국의 동펑·베이징·지리자동차, 한국의 현대·기아차 등도 앞으로 등급을 하향조정할 수 있는 대상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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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부품 수급이 어려워진 완성차 업계가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다./연합뉴스



다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중국과 한국의 자동차 기업이 우한 코로나 초기에 영향을 받으며 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추세라면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19일부터 5거래일간 820억원 규모의 현대차·현대모비스 주식을 사들여 투자 심리 안정화에 기여하기도 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고 재무여력이 낮고 포트폴리오상 불리한 업체는 포드와 닛산"이라며 "현대·기아차는 내수시장의 회복세가 다른 시장보다 빠르고 충분한 유동성도 확보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영향으로 최근 공급·수요에 차질이 커지는 유럽·미국계 업체의 고정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동아시아 업체들은 선제적으로 회복되고 있고, 중국과 한국 부양책이 실효성이 있을 경우 경쟁사 대비 상황이 나쁘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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