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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한국 학생 위해 써달라”…마스크 1만5000장 보낸 중국인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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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대 대학원생 염리 코로나 극복 응원

중국인 유학생, 재학생에 배부 예정

중앙일보

어일선 청주대 영화학과 교수(사진 오른쪽)가 1일 곽노준 국제교류처장에게 기증받은 마스크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청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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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대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이 마스크 1만5000여장을 기부했다.

1일 청주대에 따르면 이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 염리(33ㆍ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주대 학생을 돕기 위해 마스크 1만5000여장을 기부했다. 중국 유학생이 자신이 다니는 대학에 마스크를 대량 기증한 것은 처음이다.

염리는 개강이 연기되면서 현재 중국 산동성에 체류하고 있다. 그를 대신해 무역업을 하는 아버지가 지난달 31일 청주대를 찾아 마스크를 전달했다. 염리의 삼촌이 중국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어 의료용 마스크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대는 염리가 보낸 마스크를 중국인 유학생과 재학생에게 배부할 예정이다.

염리는 2016년 청주대 영화학과에 편입했다. 학부를 졸업하고, 석사를 마친 후 올해부터 영화만화애니메이션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원래 꿈은 배우였지만,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영화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목표라고 한다.

염리의 마스크 기부는 어일선 청주대 영화학과 교수와 상의 끝에 이뤄졌다. 어 교수는 “염리가 지난달 안부 전화를 하면서 마스크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 사정을 안타까워했다”며 “얼마 뒤에 1만장이 넘는 마스크를 구해 보낸다고 해서 놀랐다. 재학생들과 나눠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전했고, 염리도 흔쾌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어 교수는 염리의 뜻에 따라 1일 청주대 국제교류처에 마스크를 전달했다.

염리와 한국과의 인연은 2014년 어 교수가 중국 산동성 요성대학으로 특강을 나가면서 시작됐다. 청주대 학생들과 단편영화 제작을 하는 수업에 염리가 참여했고, 이를 계기로 청주대에 편입하게 됐다. 어 교수는 “염리는 학부 때부터 석사와 박사까지 청주대에서 성실히 공부하고, 청주대를 사랑하는 학생”이라며 “중국 상황이 어려움에도 청주대 학생을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고맙다”고 했다.

청주대에는 중국인 유학생 600여 명이 재학 중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172명이 입국했고, 나머지는 중국 현지에서 체류 중이다. 3월에 입국한 중국 유학생들은 전용 기숙사와 자가 격리를 한 뒤 해제됐다. 이 대학 유학생 중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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