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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당신들이 필요하다” 미국에서도 ‘돌아온 의료진’ 맹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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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전직 의사·응급실 간호사 등

“도울 수 있어 행운…선물처럼 느껴”

뉴욕주에만 약 8만명 자원봉사 나서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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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신음하고 있는 미국의 일선 의료 현장에는 자발적으로 뛰어든 수많은 전직 의사·간호사들이 있다. 미국 안에서도 가장 감염자가 많은 뉴욕주에서 8만명 가까운 자원봉사 의료인들이 활약하고 있다고 <에이피>(AP)가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곳곳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는 전직 의료인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 2월 말 은퇴 파티를 한 전직 의사 제인 베델(63)은 자신의 파트너 그리고 아들과 함께 와이오밍주에서 하이킹을 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의 일원이 아닌 해결의 일원이 되고 싶어” 3월 15일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돕겠다고 신청했다. 그는 나이뿐 아니라 암 투병 이력이 있어서 가족들의 걱정이 컸다. 베델 역시 “내가 정작 아파서 병상이나 인공호흡기를 차지하게 되면 어쩌지. 얼마나 귀중한 자원들인데 내가 그럴 순 없어” 내심 압박감을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나는 이렇게 어려울 때 쓸 수 있는 좋은 기술을 갖고 있다”며 “도울 능력이 있어 행운이다. 선물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일리노이주에 사는 전직 응급실 간호사 줄리아나 모라스키(68)는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계속 대화를 해왔기 때문에 일에 복귀하고 싶은 욕망이 컸다고 했다. 그는 현장으로 돌아왔지만 나이 탓에 고위험군에 속한다는 이유로 응급실이 아닌 전화 응대에 투입됐다. 모라스키는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응급실로 돌아가고 싶다”면서도 “뭐라도 할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내과의사 출신인 척 라이트(62)는 “사람들은 환자를 돌보다 코로나19에 걸릴까봐 무서워하고, 솔직히 내 마음 한 구석에도 그런 생각이 있다”며 “하지만 모든 의료진의 가족이 다 걱정하고 있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미국 내 최대 감염지역인 뉴욕시의 빌 더블라지오 시장은 이날 “500명 이상의 구급·응급의료 요원과 2000명의 간호사, 250대의 구급차가 미전역에서 뉴욕시로 오고 있다”고 말했다. <시엔엔>(CNN)은 조지아주에서도 3000명 넘는 은퇴 간호사들이 현장으로 돌아갈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전직 의료진들을 향해 “지금 당장 뉴욕으로 와서 우리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캘리포니아주는 같은 날 의대 학생과 전직 의사 등으로 구성된 수천명 규모의 의료부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간호학교와 의대생들의 전문 자격 기준을 면제해주겠다면서 “당신들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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