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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4 (금)

[MT시평]코로나19, 장기전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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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기고]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병윤

코로나 19 사태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전 세계가 공포에 휩싸여 있다. 특히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 국가들에서 확진자가 폭증하고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세계 최고 강대국인 미국도 바이러스 앞에서 속수무책이다. 미국에서조차 의료장비가 부족하다는 말이 나온다. 의료자원이 부족한 저개발국으로 확산되면 어떻게 될지 끔찍하다. 우리나라는 어느 정도 안정된 모습이다. 하지만 우리가 세계와 완전히 단절하고 살 수는 없으니 안심할 수 없다.

지금은 전시상황이나 마찬가지다. 빨리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겠지만 정말로 돌아가고 싶다면 인내가 필요하다. 빨리 돌아가고 싶다고 대충 했다가는 영원히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

전시상황이니 만큼 모든 일에 우선순위를 정하자.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부터 먼저 챙기자. 그게 뭔가? 경제인가? 수업인가? 무엇보다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다. 따라서 철저한 방역과 전염병 확산 방지가 모든 것에 우선해야 한다. 다른 정책목표가 이것에 우선할 수 없다.

그 다음으로는 먹고 살아야 하니 경제가 무너지지 않게 할 수 있는 모든 정책을 다 동원하자. 그렇게 해서 일단 살아남고 그리고 나서 나머지를 챙기자. 다 가지려고 하다가는 모두 잃는다.

생명은 소중하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까지 우리나라 사망자가 160명을 넘었다. 메르켈 독일 총리의 말처럼 이는 단순히 숫자가 아니다. 우리 가족이고 우리 이웃이다. 인간 공동체에서 가장 소중한 생명이다.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번 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대책들이 쏟아졌다. 한은은 금리를 0.5%p 내렸고,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했으며, 환매조건부채권(RP) 무제한 매입도 선언했다. 정부도 채권․증권시장 안정펀드와 기업자금지원 등에 100조원 이상을 지원하기로 했다. 소득 하위 70% 가구에 최대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대부분 전례가 없는 대책이다. 여러 비판이 있지만 어쨌든 정부는 단기적인 어려움을 인식하고 대책들을 마련했다. 시장도 어느 정도 안정되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위기는 이전의 금융위기들과는 다르다. 시장경색을 풀고 급한 불을 끈다고 해결이 보장되지 않는다. 지금은 돈을 풀어 갑작스러운 충격에 빠진 기업들의 위기를 일단 뒤로 미뤄 놓았다. 학교도 개학을 연기하고 일부 온라인수업으로 대체하며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코로나가 계속되면 이런 단기적인 해결책들은 무의미해진다. 특히 지금은 잠잠한 저개발국에 코로나가 확산되기 시작하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암울하지만 그런 경우가 발생할 때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미리 생각해 봐야 한다.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더 과감한 통화와 재정정책이 필요할 수 있다. 부작용에 대한 걱정은 살아남고 나서의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 경제 체력을 감안할 때 얼마까지 가능한가? 그래도 안되면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나? 코로나가 지속된다고 계속 개학을 미루고 경제활동을 안 할 수도 없다. 이런 상황에 우리 사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미리 어려운 상황을 상정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 닥쳐서 우왕좌왕하면 엉뚱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물론 이런 일이 발생하기 전에 코로나 사태가 빨리 잦아들기를 기원한다.

머니투데이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사진제공=금융연구원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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