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산소호흡기 포함 의료장비 구매 일환…뉴욕시에 전달"
의료물품 싣고 뉴욕에 내린 러시아 군용기 |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러시아가 갈등 관계에 있는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지원하고자 보낸 의료물품이 1일(현지시간) 군용기 편으로 뉴욕에 도착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는 이날 의료물품을 실은 자국 군용기 1대가 미국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는 안토노프-124 군용 수송기가 미국의 최대 코로나 확산지가 된 뉴욕 JFK공항에 도착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에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의료용 마스크와 장비를 실은 군용기가 미국으로 떠났다고 밝혔지만, 추가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러시아 국방부가 별도로 공개한 영상에선 이날 오전 상자 여러 개를 실은 화물 수송기가 모스크바 인근 공군기지에서 이륙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크렘린궁 측은 미국에 대한 의료 지원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달 30일 전화 통화에서 합의됐다고 다음날 밝힌 바 있다.
트럼프·푸틴 정상회담 모습 |
크렘린궁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당시 "(통화에서) 미국의 어려운 전염병 상황과 관련해 러시아 측이 의료장비와 보호 물품 등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주의적 성격의 이 지원을 감사히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물품 전달은 산소호흡기를 포함한 의료장비 구매의 일환으로, 지난달 30일 양국 정상의 통화에서 합의된 것이라며 해당 물품은 뉴욕시에 인도됐다고 밝혔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리는 전 세계에 걸친 위기 대응과 인도주의적 행동의 관대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여자"라며 "우리 모두의 삶을 위협하는 공동의 적을 극복하기 위해 함께 일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그동안 양국은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미 정보기관의 조사 결과와 우크라이나·시리아 사태에서의 러시아 역할 문제 등에서 갈등 관계에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의료물품 지원 제안을 받은 뒤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해 "아주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이번 의료물품 전달은 러시아 내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일부에선 러시아 공식 집계상황이 축소됐다는 비판도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각국 발생 상황 집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현재 확진자는 2천777명이다.
러시아는 미국 외에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에도 지난달 24일 지원 물품을 보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원 물품과 함께 에볼라·아프리카돼지열병·탄저균 등을 다룬 경험이 있는 의료 전문가 100여명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탈리아 매체는 지원의 많은 부분이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유용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고 AFP통신은 소개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북한, 이란, 옛 소비에트 연방 국가 등에 총 1천여개의 진단 도구를 보냈다고 밝혔다.
js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