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 친문 강성 지지자 공략…시민당, 존재감 약하고 공약 악재 겹쳐
민주·시민 '일체성 강조' 외에는 방법 없어 고민…"표 분산되면 1당 바뀔수도"
선 긋지만…민주, 의외의 약진 열린민주에 속내 복잡 (CG) |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이보배 기자 = 4·15 총선이 13일 앞으로 다가온 2일 비례정당 열린민주당의 상승세에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주도하는 열린민주당이 초반 '반짝' 기세를 올리는 데 그칠 것이라는 민주당의 예상과 달리 지지율 상승이 계속되고 있으나, 민주당이 '진짜 비례정당'으로 홍보하는 시민당은 악재가 겹치면서 지지율도 빠지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 명의로 전체 민주당 후보들에게 '열린민주당은 민주당과 어떠한 관련도 없는 당'이라는 내용의 메시지 발신을 준비하는 등 '선 긋기' 수위를 높이고는 있다.
열린민주당은 이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비례대표 투표 의향 조사(tbs 의뢰·지난달 30일∼이달 1일·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514명 대상·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지난주보다 2.6%포인트 오른 14.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열린민주당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등을 비례대표 후보로 내세워 강성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을 공략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민당 공격과 선거 후 민주당과의 통합 가능성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정봉주 전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다른 비례정당은 독자적 정체성과 무엇을 하겠다는 주장 없이 기존 민주당과 통합당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는 정당"이라며 "이런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는 것은 기본적인 자세가 안 돼 있지 않나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민주당과 통합할 의향이 충분한 정당"이라며 "흡수통합이나 의원 개개인이 가는 통합이 아니고 당대당 통합을 요구하면서 들어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열린민주당, 언론개혁 공약 발표 |
반면 시민당은 지난주보다 9.0%포인트 내린 20.8%로, 열린민주당을 오차범위(±2.5%포인트)를 조금 벗어난 6.5%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데 그쳤다. 미래한국당(25.1%)보다도 뒤처졌다.
일부 여권 지지자들로부터 시민당은 '비례대표 후보 인물 경쟁력이 열린민주당보다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총선 10대 공약을 두 번 수정하며 혼선을 일으키는 등 악재도 겹쳤다. '아마추어' 티를 벗지 못하는 모습에 여권 지지자들이 선뜻 마음을 내주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민주당과 시민당은 '일체성'을 더욱 노골적으로 강조하고 열린민주당과 더욱 단호하게 선을 그어 현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생각이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중 민주당 후보 전원에게 보낼 메시지에서 "시민당은 선거 후 통합할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이며, 민주당 소속 당원은 모두 시민당을 유일한 연합정당으로 성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열린민주당은 민주당과 어떠한 관련도 없는 정당이고, 현시점에서 선거 후 통합이나 정치적 연대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이 점을 양지하고 선거운동과 대언론 발언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시민당은 통합의 대상으로 규정한 반면, 열린민주당은 통합 혹은 정치적 연대의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은 것이다. 다만 '현시점에서'라는 말에 따라 선거 후에는 입장이 바뀔 여지를 열어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이날 서울 광진을 고민정 후보와 정책협약을 맺은 뒤 기자들에게 열린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김 전 대변인 등과 관련해 "무엇이 노무현 정신이고, 문재인 정신이고, 민주당의 정신인지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살펴보고 그런 선택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민을 지킵니다' |
시민당 김홍걸 공동선대위원장은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열린민주당에 대해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분들이 거기로 가서 만든 건데 정치 도의상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의석이 생기고 국고보조금이 나오면 독자행보를 갈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민당 선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당과의 일체감을 더욱 강조하고, 당원들이 투표를 통해 선택한 정당이니 시민당을 찍지 않으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내야 할 것 같다"며 "후보들도 선거 후 민주당으로 가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처럼 메시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것 이외는 '뾰족한 수'가 없어 민주당과 시민당의 시름은 더욱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열린민주당이 지금처럼 계속 여권 지지자 파이를 가져간다면 민주당과 시민당을 합쳐 1당이 되겠다는 목표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홍걸 선대위원장은 "표가 분산되면 나중에 예기치 못한 상황이 올 수 있다"며 "1당이 바뀌어버릴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국회의장 자리가 넘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선거운동 시작한 더불어시민당 |
char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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