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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10년만에 첫 흑자 티몬, 이커머스 업계 전환점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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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發 이커머스 중 최초 … 연간 흑자 전망

시간 정해 특가에 판매하는 ‘타임커머스’ 전략 성공

쿠팡, 위메프도 체질 개선에 힘쏟는 중

티몬 상장으로 이커머스 업체 시장 가치 구체화될 듯

이데일리

이진원 티몬 대표이사.(사진=티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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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티몬이 창사 10년 만에 첫 흑자를 달성했다.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이커머스 기업 중에서는 최초의 성과다. 그동안 대규모 적자로 지속 가능성을 의심받았던 이커머스 산업은 티몬의 흑자 전환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지난 3월 약 1억6000만원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다. 한 티몬 고위 관계자는 “4월은 퍼스트 위크 등 대대적인 공격 마케팅을 할 예정이라 적자를 나올 수도 있지만 5억원 이하일 것이라고 본다”면서 “3월 흑자는 단발성이 아니며, 5월부터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0년 설립된 티몬은 창립 이래 꾸준히 적자기조를 유지해 왔다. 최근 몇 년 동안은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며 경영 지속 가능성에 의문 부호가 붙기도 했다. 티몬은 2016년 1551억원, 2017년 1190억원, 2018년 127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개선된 수익 프로세스로 연간 흑자도 가능하다는 것이 티몬 측의 설명이다.

티몬은 수익성 개선의 핵심으로 타임커머스 플랫폼 구축을 꼽았다. 타임커머스란 일정 시간에 초특가 상품을 선보여 소비자들을 단숨에 끌어모으는 플랫폼 전략을 뜻한다. 타임커머스 플랫폼 구축으로 파트너사는 단기간 내 폭발력 있는 판매량과 강력한 홍보 효과를 누렸고, 소비자는 온라인 최저가보다 낮은 특가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선순환구조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티몬에서 2개월 연속구매고객은 전년대비 44% 늘었고, 대표적인 특가 딜인 ‘티몬블랙딜’을 구매하는 고객들의 경우 평균 3일에 한 번씩 구매를 할 정도로 중복 구매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트너 지표도 대폭 강화됐다. 올 1~2월 티몬에서 딜을 진행한 상위 100여개 파트너들의 평균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0% 가량 상승했다. 상위 매출 1만개 파트너로 확대하더라도 평균 23% 매출이 올랐다. 티몬에 참여하는 파트너 수도 46%나 늘어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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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3사 CI(사진=이데일리DB)


티몬의 흑자 전환은 이커머스가 자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티몬처럼 소셜커머스에서 시작한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과 위메프는 아직도 적자 기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쿠팡의 경우 약 1조1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들도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자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증명된 만큼 향후 공격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장 쿠팡은 핀테크 부분을 분사해 이커머스와 핀테크 양축으로 회사를 성장시킨단 방침을 세웠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피아트그룹 등 미국과 유럽에서 재무 전문가로 활동해 온 알베르토 포나로 전 IGT 최고재무관리자를 쿠팡의 최고재무관리자(CFO)로 영입했고 나이키와 월마트에서 활동했던 마이클 파커 전 나이키 부사장을 쿠팡의 최고회계책임자(CAO)로 맞아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말까지 약 1000명의 상품기획자(MD)를 선발할 예정이다. 기타 이커머스 업계가 ‘빠른 배송’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면 위메프는 대규모 MD로 질 좋고 값싼 상품을 확보해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위메프는 이미 2015년 14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래 2016년 636억원, 2017년 417억원, 2018년 390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여왔다.

티몬이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 또한 이커머스 업계의 기업 가치를 측정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업체 대부분은 비상장 기업이기 때문에 재무적 투자자(FI)들의 투자 규모 등으로 기업 가치를 추산하는데 그치고 있다. 티몬의 IPO는 시장에서 생각하는 이커머스 업체들의 적정 몸값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로 작용해 향후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의 상장 또는 투자 유치에 새로운 지표가 될 공산이 크다.

티몬 관계자는 “이번 상장은 최대주주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등의 투자금 회수(FI)보다는 당장 필요한 자본확충에 목적이 있다”면서 “아직 이커머스 회사가 국내에 상장된 사례가 없어 주관사와 회사 가치를 어떻게 산정할 것인가 등 전략적 고민을 함께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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