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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총선 D-11]유승민, "미래한국당은 뭐요" 질문에…"선거법이 이상하게 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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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현장서 한 할아버지의 질문 "미래한국당은 뭐요"
劉의 답 "선거법을 이상하게 해서 그렇게 됐습니다"
비례정당 먼저 창당한 통합당엔 "정당방위"
"소탐대실한 정의당, 흔적 없이 사라질 위기"

조선비즈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이 경기 의정부시 지하철 1호선 회룡역 인근에서 경기 의정부갑에 출마한 통합당 강세창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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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떨어져가며 어둑어둑해 지고 있던 3일 오후 5시쯤. 경기 의정부시 지하철 1호선 회룡역 앞 인도에서 의정부을 미래통합당 강세창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던 통합당 유승민 의원에게 멀리서 검은색 점퍼를 입은 한 할아버지가 다가왔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며 악수 대신 '주먹 인사'를 한 유 의원에게 이 할아버지는 이렇게 물었다.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은 다른 건가요." 유 의원이 입을 떼려는 찰나, 이 할아버지는 한 가지 질문을 더 했다. "요즘 뉴스를 보니 미래한국당이란 당이 있던데, 이 당은 또 뭣인가요."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아봤다는 듯한 표정으로 유 의원은 이렇게 답했다. "지역구는 2번이고, 비례대표도 두 번째 칸입니다. 그런데 번호는 4번이고요." 할아버지의 얼굴에 물음표(?)가 피어 오를 때쯤, 유 의원이 다시 입을 열었다. "헷갈리시죠? 비례를 따로 이상하게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습니다." 할아버지는 "그렇군요, 알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돌아섰다. 하지만 몇 걸음 옮기는 동안 여전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 평생 대부분 1번 내지 2번만 찍어왔던 그에게, '비례정당'은 잘 이해하기 어려운 듯했다.

유 의원은 이날 의정부를 찾아 회룡천 산책로와 아파트 단지에서 지원 유세를 했다. 통합당 강 후보를 찍어달라고도 했지만, '미래한국당'을 알리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을 썼다. '자유한국당은 2번'이라고만 알고 있는 노년층 지지자들을 일일이 붙잡고 "비례대표 투표는 기호 4번 미래한국당"이라는 말을 건넸다.

유 의원은 오후 6시쯤 경기 의정부을 통합당 이형섭 후보 선거사무실로 이동해서도 비례정당 때문에 유권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공직선거법 때문에 '이런 선거 처음 해본다' 싶을 정도로 비례 투표를 어디에 해야 할지, '미래한국당'이라 (투표 용지에) 써있지만 (유권자가) 어떻게 알고 선택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선거법을 여야가 합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숫자의 힘으로 처리한 게 역사상 거의 없었다"며, 유권자에게 혼란을 준 책임은 선거법 개정을 주도한 민주당과 범여권 군소정당에 돌렸다.

유 의원은 민주당에 대해선 "(위성정당이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 2개나 나와서 이름도 못 외울 선거가 됐다"고 했다. 그 선거법 개정을 민주당과 함께 주도한 정의당에 대해선 "꼼수와 잔꾀를 부리다가 소탐대실해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위기"라고 했다. 민주당은 비례정당을 창당한 이유를 통합당이 먼저 미래한국당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통합당이) 100% 잘한 건 아니지만, (일방적 선거법 개정에 대한) 정당방위의 측면이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그러면서 "이상한 선거를 하게 된 이유는 우리(통합당)가 의석수가 모자랐기 때문이라며 "통합당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얻어 21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선거법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의정부=김윤수 기자(kys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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