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6 (월)

사우디 "원유 감산 거부한 건 러시아"… 감산협상 험로 걷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지난달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의 감산 합의가 결렬된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며 비난에 나섰다. '유가 전쟁'의 책임을 러시아에 물은 것으로 오는 6일로 예정된 OPEC+ 긴급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사우디 외무부는 4일 국영 SPA통신을 통해 '러시아 대통령실의 발표는 진실을 왜곡했다'라는 제목으로 성명을 내고 "(감산) 합의를 거부한 쪽은 러시아였다. 사우디와 나머지 22개 산유국은 감산 합의를 연장하고 더 감산하자고 러시아를 설득했다"라고 주장했다. 또 '사우디가 미국의 셰일오일을 제거하려고 했다'라는 러시아의 주장에 대해서도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조선비즈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AP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외무부에 이어 사우디 에너지부도 "우리가 미국의 셰일오일을 겨냥해 감산합의에서 발을 뺐다는 러시아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부인했다.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는 "사우디가 셰일오일 산업을 적대하는 것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놀라울 뿐이다"라며 "이런 시도가 거짓이라는 것은 우리의 러시아 친구들도 이미 잘 안다"라고 주장했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언론에 대고 '협상에 참여한 모든 산유국이 4월부터 감산 의무에서 벗어난다'고 처음 말했던 장본인이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이다"라며 "이 때문에 각 산유국이 저유가와 손해를 메우려고 증산하게 됐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감산 제의에 일단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지난달 6일) OPEC+의 감산 합의를 결렬시킨 쪽은 러시아가 아니었다"라며 사우디에 책임을 돌렸다. 이어 "사우디가 OPEC+ 합의에서 탈퇴해 산유량을 늘리고 유가를 할인한 것은 셰일오일을 생산하는 경쟁자들(미국)을 따돌리려는 시도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OPEC+는 사우디의 제안으로 오는 6일 화상 회의를 열어 증산 경쟁으로 폭락한 유가와 국제 원유시장의 수급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회의를 주도하는 사우디와 러시아가 회의 전부터 상대방에 유가 폭락의 책임을 돌리면서 험난한 협상이 예고됐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