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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이슈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금감원, KB증권 ‘라임’ 관련 재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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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측 작년 2월 “30% 손실” 결론

펀드 부실 알고도 팔았을 가능성

금감원, 반년 만에 다시 들여다 봐

아시아나 자회사 2곳, 라임펀드로

모회사 영구채 300억 우회 투자

중앙일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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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KB증권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KB증권이 지난해 초 라임펀드의 부실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이를 고객들에게 판매했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6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일 KB증권에 대한 서면 검사를 개시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3월 KB증권이 고객들에게 ‘라임AI스타 1.5Y(이하 AI스타)’ 펀드를 판매하면서, 이 펀드의 기초자산인 라임운용 ‘플루토FI D-1호(이하 플루토)’의 부실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아울러 KB증권이 AI스타 펀드를 불완전 판매했는지, 또 이 과정에서 내부통제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에 대한 금감원의 라임 사태 관련 검사는 이번이 두 번째다. 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은 지난해 10월 중순 일주일에 걸쳐 KB증권을 검사했었다. 하지만 별다른 조치사항을 발견하진 못하고 검사를 마무리 지었다. 이번엔 자산운용검사국이 아닌 금융투자검사국으로 검사 주체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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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이 지난해 라임사태 이후 직원(프라이빗뱅커)들에게 제공한 설명자료에 TRS에 대한 설명이 들어있다. [사진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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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스타 펀드는 KB증권 창구를 통해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총 571억원어치가 팔렸다. 이 펀드는 KB증권 내 델타원솔루션부서가 투자자 투자금과 같은 금액의 총수익스와프(TRS)를 제공한 상품이다(증거금률 50%). 이 상품은 모펀드인플루토의 손실률이 50%를 넘어선 지난 2월 중순, 이미 100% 손실 구간에 접어들었다. 고객 투자금보다 KB증권의 TRS를 먼저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KB증권은 AI스타 판매 당시 플루토의 부실화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KB증권이 지난해 2월 중순 플루토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당시 KB증권은 스트레스트 결과 플루토에서 최대 30%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결론을 냈다. 2019년 2월 초엔 플루토가 메트로폴리탄이란 자산을 지나치게 많이 담고 있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정보도 입수했다.

내부통제 부실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은 또 있다. KB증권은 2018년 말부터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전반적인 TRS를 줄이는 방침을 정했다. TRS가 라임펀드에 지나치게 편중돼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봐서다. 실제 2019년 3월 초엔 규정을 강화해, 모든 TRS의 증거금률(펀드에서 투자자 투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그해 9월말까지 기존 30%에서 70% 수준으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하지만 AI스타펀드만은 예외였다. AI스타의 증거금률은 줄곧 50% 수준으로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AI스타가 모펀드인플루토의 손실률을 2배로 반영해 투자금 100% 손실로 돌아온 이유다.

한편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들이 지난해 3월 라임펀드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에 300억원을 우회 투자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아시아나항공 영구채를 인수하면서다. 이는 상법 위반 소지가 있다. 상법 제542조의9는 상장회사가 그 주요주주나 특수관계인에 대해 신용공여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다. 이 투자를 주도한 인물은 구속된 김모 라임자산운용 본부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채 발행은 발행대로, 자회사들의 수익증권 펀드 투자는 투자대로 각각 따로 이뤄졌다면, 이 사실을 공시할 의무도 없고 금융당국이 이를 인지할 방법도 없다”며 “현행 공시 제도의 한계”라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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