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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차도르 입고 마스크 만드는 이란 女 예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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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5일(현지 시각) 이란 수도 테헤란에 있는 한 이슬람 사원에서 차도르를 입은 여성들이 마스크를 제작하고 있다. 이들은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예비군 조직인 바시즈 민병대 소속이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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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바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 6만500명, 사망자 3739명이 발생한 중동 국가 이란에서 여성 예비군들이 차도르를 입은 채 이슬람 사원에서 마스크를 만드는 모습이 포착됐다.

AFP통신은 이란 수도 테헤란발 기사에서 마스크 공장으로 변신한 이슬람 사원 현장을 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테헤란 시내의 한 이슬람 사원에는 15명의 무슬림 여성들이 일렬로 앉아 재봉틀 작업을 하고 있었다.

여성들은 온몸에 검은색 차도르를 착용하고 마스크를 낀 채, 재봉틀을 분주히 작동하며 마스크를 만들고 있었다. 이들은 이란의 향토예비군격인 바시즈민병대 소속 여성들이다. 인원 60만명으로 알려져 있는 바시즈는 이란 전역에서 활동하는 준(準)군사조직이다. 정규 군인은 아닌 예비군 형태지만 이란의 군사 및 보수세력을 지탱하는 풀뿌리 충성 조직으로 꼽힌다.

이날 취재에 응한 여성 예비군들은 그동안 페르시아력으로 새해가 시작되는 매년 3월 이란-이라크전의 주요 전쟁터에 가서 방문객을 안내하는 일을 맡아왔다. 남편과 더불어 바시즈 예비군 활동을 하고 있는 파테메 사이디(27)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가 확산되고 도시간 이동이 금지돼 전쟁 유적에 방문할 수 없었다”면서 “그 대신 동포들을 위해 봉사할 일을 찾다가 마스크 제작을 한 달 째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원의 다른 방에서는 남성들이 따로 모여 플라스틱 소재로 방호장갑을 만들고 있었다. 여기서 만든 장갑들은 마스크와 함께 테헤란 인근 수도권의 병원으로 배부 된다.

게다가 이란은 미국의 경제제재로 의료품의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핵합의를 파기하고 이란에 다시 경제제재를 부과하면서다. 지난 2~3월 코로나 확산 당시 미국이 이란에 도움을 제안했지만, 이란이 거부했다. 이란은 그 대신 자력구제를 강조하며 마스크 제작과 자체 코로나 검사 기법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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