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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코로나에 '집콕'하니 전세계 가정폭력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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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머니투데이

사진=이지혜 디자이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집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고 소득이 줄면서 전세계적으로 가정폭력이 늘었다. 일본에선 가정폭력 끝에 부인이 사망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7일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마리자 페이치노비치 부리치 유럽 정상회의 사무총장은 인터뷰를 통해 "최근 몇 주 동안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서 여성과 아이들을 상대로 한 가정폭력이 급증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페이치노비치 부리치 사무총장은 "도움을 청하는 문자메시지는 유럽 전역에서 급증했다"며 "가해자가 지켜보는 상황에서 피해자는 (전화) 신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했다.

실제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17~23일 전국적으로 가정폭력 건수가 전년대비 32%, 파리에서는 36% 증가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17일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이동제한령을 선포했기에 이동제한령 선포된 직후부터 가정폭력 사건이 급증한 셈이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 프랑스 내무장관은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도입한 대책이 불행하게도 가정폭력 가해자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여건을 만들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자택 대피명령이 본격적으로 발동되면서 대도시 범죄율이 눈에 띄게 줄었지만 가정폭력과 아동학대가 급증할 것이란 우려가 일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여성인권단체인 'DC 세이프'는 "지난 2주 동안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두 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BBC는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의 징저우에서 봉쇄령이 내려진 2개월간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전년 대비 3배 늘었고, 영국 북아일랜드, 스페인 카탈루냐에서도 이동제한령이 시행된 후 가정폭력이 전년대비 20%가량 늘어난 것으로 보고됐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이동제한령 이후 평상시보다 2배 많은 가정폭력 피해 신고가 발생하고 있다. 러시아에선 보드카 소비량이 20% 가량 늘면서 술에 취한 남편이 아내와 자식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사례들이 보고됐다.

일본서는 가정폭력 끝에 사망하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6일 티비아사히에 따르면 직장인 마키노 카즈오씨(59)는 5일 밤 11시 도쿄의 집에서 5시간 가까이 술을 마신 뒤 아내의 머리 등을 때렸다. 경시청에 따르면 아내는 의식이 사라져 병원에 이송된 후 사망했다.

카즈오씨는 "아내가 내게 '코로나 때문에 내 수입이 줄었다' '당신의 벌이도 적어서 생활이 힘들다' 등의 발언을 해 싸움을 하게 됐다"라고 말하며 혐의를 인정했다.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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