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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슈 불붙는 OTT 시장

[팩플] 틱톡·넷플 다 닮았다···대형신인 '퀴비' OTT 승자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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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중앙일보

숏폼 OTT 서비스 '퀴비' [사진 퀴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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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퀴비(Quibi)가 출시됐다. '숏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다. 짧은 영상이란 점에선 유튜브와 틱톡을, 제작비가 많이 드는 고품질 콘텐트란 점에선 넷플릭스를 닮았다. 올해 CES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스낵컬처 퀴비, 승기를 잡을 수 있을까.



무슨 일이야



· 할리우드와 실리콘밸리의 만남. 드림웍스 공동창업자이자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전 회장이었던 제프리 카젠버그와 HP·이베이의 CEO 출신 맥 휘트먼이 만든 퀴비가 미국·캐나다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 출시 전부터 스티븐 스필버그, 기예르모 델 토로 등 스타 감독과 제니퍼 로페즈, 르브론 제임스 등 연예·스포츠 스타 군단이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 구독 요금은 두 종류. 광고 있는 월 4.99달러, 광고 없는 월 7.99달러. 초반 기세를 잡기 위해 현재 90일 무료 이벤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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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휘트먼(왼쪽)과 제프리 카젠버그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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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비가 뭔데



· 4~10분 내외의 숏폼 OTT. '한 입 거리'를 뜻하는 '퀵 바이츠(Quick Bites)'의 줄임말.

· 모바일 퍼스트. PC와 TV에도 연동되는 다른 OTT 플랫폼과 달리, 모바일만 지원한다.

· 콘텐트는 세 종류다. ▶영화 ▶리얼 예능 ▶뉴스·스포츠. 각각 대표작은 '위험한 게임(1932년작 리메이크)', MTV의 '펑크드', BBC·ESPN 뉴스 정도. 연말까지 8500개 에피소드로 이뤄진 175개 오리지널 콘텐트가 순차 공개된다.

· 무기는 턴 스타일(Turn Style). 같은 장면이라도 가로보기와 세로보기의 내용이 다르다. 가로로 보다가 세로로 바꾸면 인물이 확대된다. 여러 시점 보여주기도 가능하다. 가로 화면은 3인칭 관찰자 시점, 세로 화면은 주인공 시점으로 촬영하는 식.

· 넷플릭스가 만든 습관 '빈지워칭(Binge Watching)', 즉 몰아보기와는 반대 전략을 택했다. 퀴비는 2시간짜리 영화도 10분 내외로 잘라 매주 또는 매일 공개한다.

· 넷플릭스처럼 하나의 계정을 여럿이 공유하긴 애매하다. 복수 이용자의 동시 재생이 불가능하기 때문. 1계정 1재생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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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비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턴스타일' [사진 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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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게 중요해



· OTT 전쟁이 한창인 미국에 '대형 신인'이 등장했다. 고품질 숏폼은 퀴비가 처음이다.

· 영상당 체류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 미국 영상 마케팅 소프트웨어업체 '위스티아'는 "소비자들이 1~2분까진 75%가 계속 시청하지만, 4~5분이 넘어가면 그 비율이 60% 이하로 떨어진다"고 발표했다.

· 퀴비의 타깃이 OTT만은 아니다. 카젠버그는 "우린 다른 OTT와 싸우는 게 아니다. '무료'와 싸운다"고 했다. 유튜브·페북·인스타·틱톡 등 SNS에 사람들이 쓰는 시간을 두고 경쟁하겠다는 것.

· 퀴비는 거물 투자자들 마음을 잡았다. 디즈니·알리바바·JP모건 등이 17억 5000만 달러(약 2조원)를 투자했다.



영상 시장은 지금



· 장르, 콘텐트를 넘어 포맷까지 경쟁하는 시대가 됐다.

·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의 미디어 전략가 마이클 굿맨은 퀴비에 대해 "대박 홈런이거나 처참한 헛스윙이거나 둘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 한 글로벌 OTT업계 관계자는 "퀴비가 대성공해도 대세가 숏폼이 되진 않을 것"이라며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의 말을 인용했다. "우리가 잘하는 것에만 집중하면 된다."

· 미국의 코드커팅(Cord-Cutting·유료 TV를 끊고 OTT로 갈아타는 현상) 바람은 여전하다. 월 30~100달러에 보지도 않는 유료TV 채널 수백 개에 돈을 쓰느니, 월 5~10달러짜리 OTT 여럿을 구독하는 것을 소비자들이 선호한다.

· 이에 OTT 시장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지난해 11월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 출시에 이어 오는 15일엔 NBC유니버설의 '피콕', 5월엔 워너미디어의 'HBO맥스'가 출시된다.

· 미국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유튜브가 틱톡에 맞서 올해 '유튜브 쇼츠(Shorts)'란 숏폼 콘텐트를 선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숏폼 개척에 있어 유튜브와 퀴비는 한동안은 같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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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OTT 서비스 '퀴비' [사진 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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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 사람들이 가볍고 중독적인 무료 SNS 영상 대신, 퀴비의 다소 무거운 유료 영상으로 갈아탈 지는 미지수다. 킬러 콘텐트가 필요하다.

· 퀴비의 턴 스타일이 소비자의 시청 습관을 바꿀지도 관건. 화면을 돌려가며 영상을 보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다.

· 몰아보기 대신 나눠보기 전략도 두고 봐야 한다. 넷플릭스는 시리즈 전 회차를 한 번에 공개하는 '몰아보기'로 성공했다.

· OTT의 범람으로 '구독 피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컨설팅업체 딜로이트는 "OTT 구독자의 47%가 스트리밍 서비스의 증가에 불만을 갖고 있고, 57%가 구독한 OTT에서 좋아하는 콘텐트가 중단될 때 좌절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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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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