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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실손보험 적자 늪에 빠진 손보사…손실액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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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율 12.8%p 증가한 134.6%

한국금융신문

/ 자료 = 손해보험협회


[한국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손해보험사의 지난해 실손의료보험 손실액이 2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의료 이용이 잦아진 데다 보험사들이 원하는 대로 보험료를 인상하지 못하면서 손해율이 약 134%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3개 손해보험사 실손보험 영업 적자(손실액)는 2조431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342억원)에 비해 1조971억원(82.2%) 증가했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2조원 안팎의 손실액을 크게 웃돌며 역대 최대 손실액 기록을 경신했다.

실손보험 위험손해율도 134.6%로 2018년 121.8%에서 12.8%p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율은 보험 계약자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다. 손해율이 134%라는 것은 보험료로 1만원을 받으면 보험금으로 1만3400원을 지급하는 적자 구조라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의 주요 요인으로 '문재인 케어'의 풍선효과를 꼽는다. 급여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의료진의 비급여 치료 권유(모럴해저드) 증가, 소비자의 비용 부담 축소에 따른 의료 쇼핑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비용이 의료기관에 따라 고무줄처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실손보험에 들수록 의료 이용은 더 늘어나는데, 과잉 진료가 크게 증가하면서 손해율이 치솟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손보험이 적자 상품으로 전락하면서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한 입장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지난해 당국은 문 케어로 인해 보험사들의 실손보험 지출이 줄어 반사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 보험료 인상을 간접적으로 제어했다. 문케어 시행 직후인 2018년에는 실손보험료를 동결했다. 올해에는 보험사들이 과거 판매했던 '구(舊) 실손보험'과 '표준화 실손보험'의 보험료를 9~10% 가량 인상했으나 보험사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실손보험 손해액이 급증함에 따라 지속성에 대한 우려도 짙어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이 계속해서 100%를 상회하면 재정기반이 약한 중소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려 할 것"이라며 "지속성에 문제가 생기면 결국 소비자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8년 KDB생명, DGB생명, KB생명 등이 판매를 중단했다. 지난해에는 DB생명이 실손보험 판매를 접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실손보험 구조 개편이 시급하다고 한 목소리로 주장한다. 이에 금융당국은 비급여 관리를 강화하고, 실손보험 상품 구조를 개편하기 위해서 보험연구원, 보험협회 등과 함께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실손보험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의료 이용량에 따른 보험료 할증제도, 비급여 관리 강화 등의 개편 체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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