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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단독] 산업은행, 5억弗 달러채권 발행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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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KDB산업은행이 아시아, 유럽, 중동 투자자를 대상으로 5억달러(약 6000억원) 규모 달러채권을 발행했다. 코로나19의 전방위적인 확산 이후 외화채 시장에서 달러채가 처음으로 발행된 것이다. 시장에서는 한 달가량 멈춰선 국내 기업들의 해외 자금 조달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5억달러 규모 달러채권을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이번 외화채는 아시아, 유럽, 중동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발행되는 유로본드 형태다. 만기는 3년이며, 시장금리에 따라 이자율이 바뀌는 변동금리채(FRN)다. 현지 투자자들에게 제시된 가산금리(스프레드)는 1.8%포인트였다.

산업은행은 수요예측에서 약 22억달러(약 2조6700억원)에 달하는 매수 주문을 확보했다. 싱가포르, 홍콩뿐 아니라 유럽과 중동 기관들도 대거 참여한 덕에 청약경쟁률은 4.4대1까지 높아졌다. 산업은행은 발행 규모를 5억달러, 스프레드를 1.45%포인트로 각각 확정지었다. 풍부한 시장 수요에 힘입어 가산금리를 0.35%포인트 낮춘 것이다. 통상적으로 국내 기업은 외화채를 발행하며 투자자에게 약간의 금리(프리미엄)를 더 얹어주는 편이다. 기관이 시중에서 유통되는 채권을 살 수 있는 만큼 좀 더 높은 이자율을 내세워 청약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산업은행은 별도의 프리미엄을 지불하지 않고도 이번 발행을 성사시켰다. 스탠다드차타드증권이 실무를 주도하며 산업은행의 발행 과정을 도왔다.

시장에서는 산업은행의 이번 발행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대한민국 채권에 변함없는 신뢰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의 장기 신용등급은 무디스 'Aa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AA', 피치 'AA-'로 대한민국 정부 신용도와 같다.

시장 관계자는 "이번 발행물의 금리는 현재 유통시장에서 거래되는 산업은행 외화채 금리보다도 낮다"며 "대한민국에 대한 글로벌 채권투자자들의 심리가 우호적이란 점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두 번째 실시한 한미통화스왑 달러 입찰에서도 대출액이 예정액의 절반에 그쳐 금융권 달러 수급에 숨통이 트였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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