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 3명 중 1명은 초등학생 때부터 범행 시작한 중학생
재유포자 7명 중에선 1명 제외하고 모두 12~17세 미성년자
직접 제작 성착취물은 없어…경찰, 재유포자 86명 추적 중
7일 경기 의정부시 금오동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서 김선겸 사이버수사대장이 인터넷 메신저 ‘디스코드’ 성착취물 채널 운영자와 유포자 검거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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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에서 주로 사용되는 메신저 프로그램인 ‘디스코드’(Discord)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채널을 운영하거나 유포한 중고생 등 남성 10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채널 운영자 중에는 초등학교 때부터 범행을 한 중학생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재유포자 80여명에 대해 추적 중이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의 위반 혐의로 20대 대학생 ㄱ씨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ㄱ씨의 닉네임은 ㄱ씨의 본명 일부와 일치해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은 또 다른 채널 운영자인 고교생 ㄴ군과 중학생 ㄷ군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현재 만 12세인 ㄷ군은 지난해 범행 당시엔 초등생이었다.
ㄱ씨는 디스코드 채널 ‘올XX 19금방’의 운영자로, 자신이 입수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등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ㄱ씨는 음란 영상이나 사진에 연예인의 얼굴을 합성해 유포하기도 했다. 경찰은 “ㄱ씨는 텔레그램에서 조주빈이 운영한 ‘박사방’에는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ㄱ씨는 채널 회원들에게 특정 도박사이트의 회원 가입을 유도하는 등의 홍보 대가로 그간 약 1600만원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ㄴ군과 ㄷ군도 ㄱ씨와 같은 방법으로 채널을 운영했다. ㄷ군은 형사미성년자인 촉법소년에 해당해 형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경찰은 또 채널은 운영하지 않고 성착취물을 디스코드 등에 재유포한 7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아직 검거되지 않은 재유포자 등 86명에 대해서는 국제공조로 추적 수사 중이다.
‘1대1’ 대화방식으로 재유포한 이들은 50대 남성 1명을 제외하면 모두 12∼17세의 미성년자다. 이들은 영상 1개당 1만∼3만원의 대가를 받고 다운로드 링크를 전송했다. 금전거래는 계좌이체를 하거나 문화상품권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1만6000여개(238GB)에 달하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조주빈 일당처럼 직접 제작한 성착취물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압수된 성착취물은 삭제 작업이 진행 중이며, 확인된 5개 채널은 폐쇄했다.
이번 수사는 ‘텔레그램 n번방’의 성착취 폐해를 모니터링하고 알려온 ‘프로젝트 리셋’이란 단체의 제보에 의해 착수됐다. ‘프로젝트 리셋’이 신고한 디스코드 채널만 114개다. 철저히 익명에 기반한 ‘프로젝트 리셋’은 자발적 참여로 꾸려졌으며,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를 고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을 돕는 활동도 하고 있다.
경찰청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별로 성범죄에 대한 책임수사관서를 지정했다. 경찰청 본청은 위커(Wickr), 서울지방경찰청은 텔레그램(Telegram), 경기남부경찰청은 와이어(Wire), 경기북부경찰청은 디스코드를 각각 담당하도록 했다. 디스코드는 게이밍에 특화된 음성 채팅 프로그램이다.
김선겸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국제공조를 활성화함으로써 해외 사이트를 이용한 범죄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검거된다는 인식을 확산시켜 범죄 심리를 불식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상호 선임기자 sh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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