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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통합당 김대호, 또 막말에…지도부 ‘후보 제명’ 극약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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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총선 막판 ‘설화 주의보’

전날 “3040 무지” 세대비하 이어 “나이 들면 다 장애인”

통합, 선거 판세 ‘악영향’ 판단…오늘 윤리위서 최종 결정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 “황교안은 김종인 위원장 애마”



경향신문



미래통합당이 세대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대호 후보(서울 관악갑·왼쪽 사진)를 7일 제명키로 했다. 김 후보는 4·15 총선 통합당 후보직을 잃게 됐다. 김 후보는 지난 6일 30·40세대 비하 발언에 이어 이날도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통합당이 선거 도중 ‘후보 제명’이라는 유례없는 카드를 꺼내든 것은 잇단 세대 비하 발언이 수도권 지역구 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오른쪽)도 이날 통합당의 황교안 대표를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애마’에 비유해 논란이 됐다. 여야가 총선 막판 ‘막말 리스크’로 휘청이고 있다.

통합당 지도부는 이날 “서울 관악갑 김대호 후보의 있을 수 없는 발언과 관련해 김 후보를 제명키로 했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8일 윤리위 회의를 열어 김 후보 제명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김 후보는 지난 6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30·40대는 대한민국이 왜 이렇게 성장했는지 구조 원인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서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김 후보는 막말 논란 하루 만인 이날 서울의 한 지역방송국 토론회에서 장애인 체육시설 건립에 대한 질문에 답하면서 “장애인은 다양하다. 1급, 2급, 3급…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고 말해 노인 비하 발언 파문을 일으켰다.

당 지도부는 급기야 김 후보 제명이라는 초강수를 단행했다. 30·40대 비하 발언 여파가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노인세대까지 겨누는 발언이 연이어 나오자 수도권 선거와 중도·무당층 표심 이탈을 우려한 것이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60·70대는 투표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발언으로 곤욕을 치렀던 학습효과로 풀이된다. 김 후보 발언에 대해 김종인 위원장은 CBS 라디오에서 “스스로 얼마만큼 잘못을 느꼈느냐고 판단하면 알아서 결정할 사항”이라며 자진 사퇴를 권유했고, 황교안 대표도 6일 “아주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통합당은 앞서 황 대표의 ‘n번방에 호기심으로 들어간 사람의 신상 공개 여부를 다르게 판단해야 한다’는 발언과 공식 유튜브 채널의 ‘문 대통령 교도소 무상급식 발언’, 인천 연수갑 정승연 후보의 ‘인천 촌구석’ 발언 등 막말이 터져나오자 전전긍긍하고 있다.

민주당도 막말 경계령이 떨어졌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현안점검회의에서 “통합당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은 황교안 애마를 타고 박형준 시종을 앞에 데리고 대통령 탄핵이라는 가상의 풍차를 향해서 정부에 있지도 않은 사람(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심판한다며 장창을 꼬나들고 뛰어들고 있는 모습”이라고 비꼬았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6일 부산 연제구에서 열린 더불어시민당과의 합동 선거대책회의에서 “제가 부산에 올 때마다 느끼는 건데 왜 이렇게 부산은 교통 체증이 많을까,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해 지역 정서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대표는 지난 1월 장애인인 최혜영 교수를 영입하면서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더라”고 발언해 비판에 휩싸였다.

선거 막판 막말 리스크로 여야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거대 정당이 정치혐오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당장 총선 격전지인 수도권과 승패 변수인 중도·부동층 표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수도권 지역 한 후보 측은 “가뜩이나 쟁점이 사라져 선거가 임박할수록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태가 표심에 영향을 미친다”며 “지도부의 부적절한 발언이라 사안 자체가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막말이나 실언이 수도권 선거에서는 타격이 크다”면서 “이제부턴 여야 모두 어느 쪽이 실수 안 하느냐의 싸움”이라고 했다.

임지선·김윤나영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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