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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사설] 유권자 ‘밝은 눈’으로 막말·비방 후보 걸러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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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4·15총선 판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의 양강 구도로 굳어진 가운데 막판으로 치달을수록 막말·비방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상대당 지도부를 비난하거나 지지층을 비하하는 막말 등으로 자기편 지지층의 결집을 이끌어내려는 것이다. 투표일까지 남은 일주일간 혼탁 양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소동이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어제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세르반테스의 소설에 나오는 ‘돈키호테’에 비유하면서 “망상에 빠져 있다”고 했다. 서울 관악갑에 출마한 통합당 김대호 후보가 전날 “30대와 40대는 논리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상식 이하의 막말 바이러스”라고 비판하면서 정작 자신도 막말을 퍼부은 것이다. 윤 총장은 “김 위원장은 황교안 애마를 타고 박형준 시종을 데리고 대통령 탄핵이라는 가상의 풍차를 향해 뛰어드는 모습”이라고도 했다. 아무리 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다고 해도 제1 야당 대표를 ‘말’에, 상대당 공동선대위원장을 ‘시종’에 비유한 건 지나치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그제 부산에서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한 것도 신중치 못했다. 지역 숙원사업 해결 의지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언급이라지만 ‘부산 비하’ 발언으로 여겨질 법하다.

김대호 후보 발언도 오십보백보다. 그는 “60·70대는 대한민국이 얼마나 열악한 조건에서 발전을 이룩했는지 잘 아는데 30·40대는 그런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세대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 김 후보가 어제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고 밝혀 또 논란을 부르자 통합당은 김 후보 제명 방침을 밝혔다. 앞서 통합당 공식 유튜브 ‘오른소리’ 진행자가 “임기 후 오랫동안 (교도소) 무상급식을 먹이면 된다”고 문재인 대통령을 대상으로 막말 공세를 벌인 게 문제가 되자 박형준 위원장이 사과한 바 있다.

선거전이 치열하게 전개될수록 어느 쪽이든 막말 등에 의존하려는 유혹을 받기 마련이다. 상대 정당·후보 비방과 막말을 앞세운 네거티브 전략은 코로나19 사태로 낮아질 이번 총선 투표율을 더 떨어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행태가 앞으로 선거판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려면 유권자가 현명한 판단을 하는 수밖에 없다. ‘밝은 눈’으로 막말·비방 공세를 일삼는 후보와 정당을 걸러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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