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코로나 발원지' 봉쇄 해제… 도시에 갇힌 900만명 이동할 듯
우한 무증상 감염자 2만명 추정, 재확산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코로나 바이러스 첫 감염자가 나왔던 중국 중부 도시 우한이 8일 봉쇄를 해제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 진·출입을 막은 지 76일 만이다. 하지만 우한 내 무증상 감염자가 최대 2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등 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는 불안이 여전하다.
전세계에 다 퍼트려 놓고… 다시 북적이는 중국 - 지난 5일 중국 안후이성의 유명 관광지 황산(黃山)에 인파가 몰렸다. 황산 관리소가 코로나 확산을 의식해 하루 2만명으로 입장객을 제한했지만, 이날 새벽 4시부터 사람들이 줄을 섰다고 중국 관영 매체들은 전했다. /웨이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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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가 해제되면서 8일부터 우한을 출발하는 비행기와 고속열차 운행이 재개된다. 휴대전화로 격리 대상이 아닌 사실이 확인된 사람은 우한을 떠날 수 있다. 여행업체 씨트립에 따르면 우한을 출발해 베이징, 상하이 등으로 가는 기차표는 앞으로 한 달가량 매진된 상태다.
중국 정부는 춘제(중국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월 23일 우한에서 출발하는 기차, 비행기, 버스 운행을 전면 중단시켰다. 우한 시민, 외지 근로자 등 1400만명 가운데 900만명이 도시에 갇혔다.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6일까지 우한에서는 5만8명이 코로나에 감염돼 2571명이 숨졌다.
봉쇄는 해제됐지만 재확산 우려는 여전하다. 우한에서 5일 하루에만 34명의 무증상 감염자가 확인됐다. 우한대 중난병원 호흡기과 양중(楊炯) 교수는 중국 매체 계면신문에 "최근 3일간 조사 결과로 볼 때 우한 내 무증상 감염자가 1만~2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관영 CCTV는 7일 '코로나 청정 마을' 칭호를 받았던 마을 가운데 70곳이 무증상 감염자 때문에 칭호를 반납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우한 내 방역 조치는 계속되고 있다. 한 교민은 "봉쇄가 풀렸다고 하지만 주거 단지 통제는 더 강화된 느낌"이라며 "출근, 생필품 구입 등 분명한 목적이 없는 경우 아파트 단지 밖으로 나가기 어렵다"고 했다. 외지에서 우한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직장 복귀 명령서, 주거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청명절 연휴(4~6일)를 맞아 안후이(安徽)성의 대표적 관광지인 황산이 인산인해가 된 사진을 공개하며 감염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황산에는 청명절 연휴 사흘 동안 매일 2만여명의 인파가 몰려, 오전 8시가 되기 전에 입장표가 매진됐다. 마스크를 하지 않은 관광객도 많았다. 미 CNN방송은 7일 "중국 내 확진자 수는 해외 역유입과 무증상 감염자 이동 증가로 인해 다시 늘어날 위험이 크다"고 했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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