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벤 버냉키, 2주만에 V자반등 시나리오서 후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美 2Q GDP 30% 이상 하락 전망

경제활동 재개 점진적일 것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해 2분기 30% 이상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침체 국면을 급격히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달 말 코로나19를 "눈폭풍과 같은 자연재해"라며 V자 반등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불과 2주 만에 비관적 입장으로 물러선 것이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데다 실업자가 급증하는 등 악화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버냉키 전 의장은 7일(현지시간)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가 주최한 화상토론회에 참석해 "경기반등이 빠를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아마도 경제활동 재개는 꽤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고 상당기간 낮은 수준에 머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모기업인 다우존스는 버냉키 전 의장이 이날 토론회에서 2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을 -38%로 밝혔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경제가 가동되더라도 (코로나19) 위기가 다시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실한 자신감이 생기기 전까지는 정상 상태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전망은 지난달 25일 자신이 내놓은 견해와는 사뭇 다르다. 그는 코로나19를 자연재해로 비유하고 1930년대 겪은 대공황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으며 짧은 침체 후 급반등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버냉키 전 의장의 더욱 비관적인 경기전망은 그의 후임인 재닛 옐런 전 의장과의 발언과도 궤를 같이 한다. 옐런 전 의장도 2분기 경제에 대해 30%대 역성장을 전망한 바 있다. 옐런 전 의장은 전날인 6일 CNBC 방송에 출연해 "미국 실업률은 아마 12%나 13%까지 오를 것이고 GDP 감소도 최소 30%에 달할 것"이라며 "나는 더 높은 숫자를 봐왔다"고 언급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다만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파장을 극복하는 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만큼의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봐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았다.


버냉키 전 의장은 제롬 파월 현 Fed의장과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조치에 대해 높게 평가하면서도 추가적 행동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만약 잘 준비한다면 1~2년 사이에 예전보다 나은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며 중소기업들의 보호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중소기업과 소규모 사업장을 위한 2500억달러 규모의 추가 대출 프로그램 도입을 시사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