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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美에선 휴대폰보단 컴퓨터"… 코로나발 '콘텐츠 소비' 신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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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시간 늘며 컴퓨터로 각종 콘텐츠 소비 ↑
잊고 있었던 조그만 휴대폰 화면의 불편함 부각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화상 채팅 앱 수요도 늘어
‘뉴스소비’ 정파성 강한 곳보다 신속 정확 매체에 몰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유튜브, 넷플릭스 등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오락거리가 각광받는 가운데 미국에선 휴대폰 앱보다 컴퓨터 웹사이트를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나 원격학습 탓에 데스크톱, 노트북을 쓰는 경우가 많아지며 상대적으로 휴대폰을 보는 시간이 줄어든 것이다.

조선비즈

코로나19 이후 넷플릭스, 유튜브 등 스트리밍 서비스와 페이스북 등 SNS 이용은 앱보다 웹사이트 위주로 늘어났다./뉴욕타임스(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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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분석업체 시밀러웹과 앱토피아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 21일 대비 3월 24일 넷플릭스와 유튜브 웹사이트 하루 평균 이용량은 각각 16%, 15.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용량은 각 플랫폼의 접속 또는 실행 횟수를 기준으로 측정됐다. 반면 넷플릭스 앱 이용량은 같은 기간 0.3% 늘어나는 데 그쳤고, 유튜브는 오히려 4.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폰 앱보다 컴퓨터 웹사이트 이용량이 더 늘어난 것은 스트리밍 플랫폼만이 아니었다. 세계 최대 소셜 미디어인 페이스북도 해당 기간 동안 웹 이용은 27% 늘어난 반면 앱 이용은 1.1%만 증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5년 간 이들 서비스 이용자들은 점점 스마트폰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런데 이제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며 휴대폰보다 컴퓨터를 접하는 빈도가 많아졌고, 지금까지 우리가 조그만 휴대폰 화면을 보려고 애를 쓰며 얼마나 피로했는지 깨닫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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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구글 듀오’, ‘하우스파티’와 같은 화상채팅앱이나 ‘넥스트도어’와 같은 온라인 반상회 앱 수요가 크게 늘었다. /뉴욕타임스(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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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또 시밀러웹·앱토피아 통계를 인용,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사람들이 전통 소셜미디어를 통해 단순히 텍스트만 주고받기 보단 화상 서비스를 이용하려 한다고 전했다. 1월 말 당시보다 3월 말 기준 동영상 채팅 앱인 ‘구글 듀오’나 ‘하우스파티’ 이용량이 각각 12.4%, 79.4% 늘었고 이는 사람들이 직접 얼굴 보며 얘기를 나누고 싶어하기 때문에 호응을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다.

앱뿐만 아니라 같은 지역, 동네에 사는 사람들만 가입할 수 있는 프라이빗 온라인 커뮤니티 ‘넥스트도어’ 웹 이용도 7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급격히 변하는 환경 탓에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또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며 "지역 이웃을 연결해주는 소셜 미디어가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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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은 정파성 강한 매체보다 신속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메체 위주로 뉴스 소비를 했다. /뉴욕타임스(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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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이용과 관련해 돋보이는 또다른 특징은 뉴스 소비 측면에서 최신 소식을 발빠르게 전하는 매체는 트래픽(접속량)이 크게 늘어난 반면 정파성이 강한 매체는 외면받는다는 사실이다. 가장 큰 수혜자는 지역사회 뉴스를 가장 빨리 전하는 지역 언론들이었다. 또 보건당국 발표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매체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었다. 지난 1월 대비 3월 말 CNBC의 트래픽은 2배가량 늘었고,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도 50%가량 늘었다.

반면 보수 성향이 강한 폭스뉴스는 다른 메이저 언론에 비해 성장률이 낮았다. 마찬가지로 우파 논조를 보이는 ‘데일리 콜러’나 진보 매체 ‘트루스디그’는 정체되거나 오히려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수십만에 육박하고 매일 사망자수도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미국인들은 정확한 최신 정보 그 이상, 그 이하의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박현익 기자(bee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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