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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온라인개학에 교복·문구·교구 중소업체들 속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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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업체 80%가 대금 못 받아 자금난…하복 제작 엄두도 못 내

문구점·쇼핑몰, 학용품 판매 감소…여행사는 수학여행 계약 ‘0’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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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초·중·고교의 등교가 미뤄지고 온라인개학에 들어가면서 학교 학습 관련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중소업체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교복은 물론 문구류, 학습 교구, 체험학습 상품 등의 판매가 급감하면서 관련 영세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하고 있다.

8일 학생복산업협회에 따르면 전국 교복업체의 80%가량이 지난 2월 신학기 제품을 납품하고도 코로나19 사태로 등교 개학이 연기되면서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가 “교복의 마무리나 사이즈 등에 문제가 있을 경우를 대비해 개학 이후 대금을 주겠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예년 같으면 4~5월 중 여름 교복 생산에 들어가야 하지만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영세업체들은 하복 원·부자재조차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 학생복협회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버텼지만 학생들이 언제 등교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코로나 사태로 이미 공장 문을 닫은 영세업체가 많아 실업자들도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문구류 업계도 마찬가지다. 온라인개학으로 노트북과 프린터 등 전자제품 수요는 증가했지만 동네나 학교 인근 문구점 매출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경기 덕소에서 문구점을 하는 최모씨(58)는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어쩔 수 없이 온라인개학을 한다고는 하지만 요즘은 하루 12시간 문을 열어도 연필 한 자루 팔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과 목동 학원가에 있는 문구점과 인쇄·복사점도 울상을 짓고 있다. 목동의 한 문구점 주인은 “새 학기가 되면 노트를 5~10권씩 묶음으로 많이 사갔고 연필과 형광펜, 서류 파일 등은 아이들이 등·하교 시간에 많이 구입했는데 먼지가 수북이 쌓였다”고 말했다. 대치동에서 10년 넘게 인쇄·복사점을 운영하는 주인도 “대형 학원들이 온라인강의를 하면서 줄 서서 교재를 복사하던 학생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고 전했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개학 연기로 지난 2월 이후 노트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2%, 다이어리와 플래너는 23%, 필기구는 21%, 학용품과 학습준비물은 6% 감소했다. 롯데마트는 문구류와 노트 매출이 각각 26%, 19% 줄었고 이마트 역시 문구(-21.2%), 아동가방(-25%) 판매가 크게 감소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문구·팬시류 상품 매출이 전년에 비해 마이너스 9.9%를 기록했다.

체험학습과 수학여행은 아예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유명 여행사 관계자는 “개학도 못했는데 체험학습이나 수학여행 등 단체 행사는 아예 입 밖에 꺼내지도 못한다”면서 “부산과 전주, 여수 등 국내 인기 수학여행지의 숙소와 음식점, 전세버스까지 모든 영업이 올스톱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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