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영국 런던의 피커딜리 광장에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극복 메시지가 담긴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대형 사진이 걸려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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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55) 영국 총리의 중환자실(ICU) 입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부실 및 국정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는 영국에서 하루 만에 900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 사망자가 발생했다. 반면 일부 유럽 국가는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내렸던 봉쇄령 철회 계획을 가시화해 초기 대응에서도 공조하지 못했던 EU 회원국들은 출구전략에서도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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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하루 938명 사망…“존슨 상태 개선”
존슨 총리가 신종 코로나로 중환자실(ICU)에 입원해 치료 중인 영국에서는 8일(현지시간) 기준 무려 938명의 일일 사망자가 발생했다. 신종 코로나 발병 이후 하루 최대 규모의 사망자다. 이에 따라 영국의 누적 사망자는 7097명으로 늘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 감염 초기 자택격리 중 자신의 모습을 찍어 트위터에 올린 모습. [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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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U 치료 나흘째인 존슨 총리는 다소 차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총리의 상태가 개선돼 매우 안정적인 상황”이라며 “병상에 스스로 앉아있기도 한다”고 밝혔다. 또 그가 현재 국정에 참여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필요할 경우 언제든 연락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로 입원 중인 런던 세인트토머스 병원 응급실 앞에 8일 경찰차가 세워져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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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존슨 총리의 치료에 대한 의료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방금 영국의 대표자들과 통화했다"며 "그들의 훌륭한 총리가 오늘 훨씬 호전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확실히 고된 병치레를 치렀으며, 여전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그러나 그는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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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드러난 EU 공동 대응, 과학수장 사임
유럽연합(EU)의 과학기구인 유럽연구이사회(ERC) 수장 마우로 페라리 의장이 이날 사임했다. 페라리 이사장은 신종 코로나에 대처하기 위한 대규모 연구 프로그램을 주장했지만, EU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EU의 대응에 매우 실망했다”며 “EU에서 과학의 관리 방식과 정치적 운용 둘 다를 충분히 봤다”며 "시스템 자체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의 신종 코로나 대응에 실망했다며 8일 사임을 발표한 마우로 페라리 유럽연구이사회 의장의 2018년 모습.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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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EU 회원국은 신종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일관되고 조율된 대응에 한계를 드러냈다. EU 차원의 공동 논의-공동 대응보다는 개별 회원국이 자체적으로 국경을 봉쇄하는 등 정치ㆍ사회적으로 분열된 모습으로 국제사회에서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공동 경제 대책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북부와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 남부 회원국간 분열을 드러내고 있다.
유럽 대륙에서는 지금까지 신종 코로나로 약 6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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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드러난 '분열의 유럽', 출구 전략도 제각각
유럽 최대 확진국인 이탈리아는 봉쇄령의 단계적 해제 시점에 관해 논의 중이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전날 내각 장관 및 기술과학계 전문가들과 회의를 하고, 오는 15일부터 일부 생산 활동을 제한적으로 우선 재개하고, 전국 이동제한령은 내달 4일 이후 완화하는 이른바 '2단계 완화' 해법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재래시장 캄포 데 피오리에서 7일 일부 영업이 재개됨에 따라 이탈리아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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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도 오는 14일 소규모 상점 영업 재개를 시작으로 하는 구체적 봉쇄 조치 완화 일정표를 발표했고, 체코도 오는 9일부터 일부 상점의 운영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스위스도 국경 통제와 식당 등 영업점 폐쇄, 5인 이상 모임 금지 등의 규제책을 오는 26일까지 한 주 더 연장한 뒤 이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덴마크 역시 15일부터 탁아소와 유치원, 초등학교 문을 다시 여는 것을 시작으로 제한 조치를 점진적으로 풀 것이라고 밝혔다. 노르웨이도 20일부터 점차 봉쇄 조치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이동제한령을 연장하기로 결정한 프랑스 파리에서 경찰이 통행 중인 시민의 이동증명서를 확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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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프랑스 당국은 신종 코로나가 확실한 통제권 안에 들어올 때까지 오는 15일 종료예정인 이동제한령을 연장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세계 2위 감염국 스페인은 국가비상사태를 오는 26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앞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지난달 14일부터 15일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이동 금지령과 상점 폐쇄령을 발동했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멈추지 않자 12일에서 26일로 또다시 연장을 선택했다.
독일 정부도 오는 19일까지로 예정된 봉쇄조치를 연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코로나 확산 속도가 느려졌지만, 아직은 이런 추세가 뚜렷하지 않다”며 “제한 조치를 완화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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