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바깥에 있구나?”
서울 마포구 서울여고 3학년 5반 1교시 심리학 수업.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활용해 수업 시작 전 출석 확인을 하던 이경주 교사가 말했다. 이 학생이 이동 중인 모습은 화면으로 생중계 됐다. 같은 시각, 3학년 1반에서는 사회문화 수업이 한창이었다. EBS온라인 클래스에 사전 제작, 탑재한 영상으로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텅 빈 교실에 영상 속 담당 교사의 목소리만 울려 퍼졌다. 최성희 서울여고 교감은 “학생이 수업을 듣는 장소가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고, 교사도 교무실 등 편한 장소에서 학생 학습 관리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3과 고3의 온라인 개학일인 9일, 심리학 교사가 서울 마포구 서울여고 3학년 교실에서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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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도 교사도 ‘처음 가보는 길’인 원격수업 첫 날 교실에서는 기존과 180도 다른 낯선 풍경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이동하며 수업을 듣기도 했고, 미리 수업 자료를 탑재한 교사는 수업 시간에 반드시 교단에 서 있지 않아도 됐다. 학생 교사 모두 ‘공간과 시간’의 제약 없이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온라인 개학을 한 중3과 고3은 학교에서 공지 받은 시간표대로 원격수업을 들으면 정규 교육과정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된다. 원격수업의 변수와 특성을 고려해 7일 이내에만 수업을 들으면 되지만, 통상 7교시로 이뤄진 수업을 한 번에 몰아서 들으면 힘든 만큼, 학교 현장에서는 가급적 당일에 해당 요일 수업을 들으라고 권고했다.
이날 노트북PC 화면으로 반 아이들의 얼굴을 처음 마주한 서울여고 3학년 3반 담임 김우영(33) 교사도 Zoom을 이용한 조회 시간에 “강의를 미루지 말고 꼬박꼬박 들을 것”을 당부했다. 첫 조회에서는 23명의 반 아이들 중 2명이 결석하는 돌발 상황도 생겼다. 김 교사는 “전화로 연락을 해 보겠다”며 “학생도 저희도 해보지 않은 일이라 당황스럽지만 상황에 맞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원격수업을 전면 시행하기에는 미흡한 점도 여럿 눈에 띄었다. 서울여고의 연구부장인 송원석(43) 교사는 “EBS온라인 클래스에 135MB 영상을 탑재하는 것도 2, 3시간씩 걸린다”며 “이번 주 수업 영상은 이미 다 올렸지만, 다음주 영상을 올리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는 EBS온라인 클래스에 이용자가 갑자기 몰리면서 접속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 오는 16일 개학하는 학년이 확대되면 서버가 이를 버틸 수 있을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원격수업 중에서도 ‘쌍방향’ 보다는 ‘단방향’ 수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서울여고도 쌍방향 수업의 비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성희 교감은 “고3은 학습량이 많다”며 “적은 수업일수 동안 많은 학습량을 해소하려면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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