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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교황 "코로나, 기후변화 외면한 자연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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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인간의 위선에 대한 경고 알람이기도 하다." 12일 부활절을 앞두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8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태블릿'과 진행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호주 산불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고 18개월 전 북극 빙하 해빙으로 인한 보트 전복사건을 기억하는 이가 없어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교황은 "자연의 복수일지 알 수 없지만 자연의 반응인 것은 분명하다"며 "이런 위기에서는 다 같이 힘을 합쳐서 하지만 정치가들의 위선이 걱정된다"고 염려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가혹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교황은 "좋든 싫든 우리는 자본주의 세계에 살고 있고 누군가는 희생되는 것이 정상으로 여겨진다"면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는 '버려지는 문화'와 이를 방치하는 정책이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미국 라스베이거스 사진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면서 "주차장에 노숙자들이 누워 있지만 정작 호텔은 텅텅 비어 있다"고 언급했다.

전 세계 시민 상당수가 사교 모임을 중단하고 '사회적 거리'를 두고 있는 것과 관련해 "미래를 위해 나 자신과 현재를 돌보라"면서 "미래가 왔을 때 단순히 고립에서 탈출하는 게 아니라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며 앞으로 나아가자"고 조언했다. 그는 또 "부활은 환상이 아니라 현실"이라며 부활절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코로나19를 통해 우리 경제가 조금 더 인간적인 면모를 지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자신의 건강에 대해 "기관지염에서 회복 중이다. 바티칸 내 숙소에서 더 많이 기도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호흡기가 좋지 않아 젊은 시절 폐 일부를 절제한 바 있다. 최근 감기 증상으로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불거지기도 했다.

앞서 교황은 지난달 27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귀가 먹먹한 침묵과 고통스러운 허무가 우리 삶을 사로잡았다"면서 "주님이 이 세상을 축복하고 건강을 주고 마음의 위안을 달라"고 기도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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