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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금감원 작년에 '장하성 동생 펀드' 조사… 아무 조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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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매 중단하자 작년 6월 검사

금감원 "계속 들여다 보는 중"

2000여억원의 고객 투자금을 돌려주지 못해 '제2의 라임 사태' 가능성이 있는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하 디스커버리)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작년 6월 검사를 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작년 4월 디스커버리가 1800억원 규모 'US핀테크글로벌채권' 펀드의 환매를 중단하자 2개월여 뒤 검사에 착수했다. 이 펀드는 미국 운용사인 '다이렉트랜딩글로벌'(DLG)이 발행하는 사모사채에 투자한 상품이다. 하지만 작년 4월 미국 운용사 대표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허위 보고 등 사기 혐의로 기소되면서 미국 운용사 자산이 동결됐고, 디스커버리도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디스커버리는 지난달엔 'US핀테크부동산담보부채권'과 'US부동산선순위채권' 펀드 투자금 1000여억원의 환매도 추가로 중단했다.

디스커버리는 장하성 주중대사의 동생 장하원 대표가 최대 주주로 있다. 작년 말 기준 장 대표가 65.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더하면 87.1%다. 피해자들은 장 대표가 열린우리당 정책실장 출신으로 현 정권 실세들과 가깝다는 점, 장 대사가 청와대 정책실장일 때 펀드가 많이 팔린 점 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금감원이 라임자산운용 때와 마찬가지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사태를 방치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금감원은 작년 10월 라임 검사를 마치고 중간 검사 결과를 지난 2월 내놨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4개월 동안 사태의 핵심인 이종필 라임 부사장은 잠적했고, 라임은 부실 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갔다.

디스커버리에 대해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금감원은 "자본시 장법상 운용에 위법이 있었는지 계속 들여다 보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또 "라임의 경우 손실이 발생했는데 이를 투자자들에게 숨긴 사기죄를 범했지만, 디스커버리는 고객들에게 손실 고지를 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도 설명했다. 장 대사와 장 대표와의 관계도 금감원이 들여다볼 사안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투자 피해에 대해 일부 판매 은행은 자율적으로 배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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