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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대구, 52일만에 확진 0명…文 "부활절 잘넘겨 생활방역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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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곡점 맞은 코로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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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기 환자 발생으로 한때 한국의 우한으로 불렸던 대구 지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0명을 기록했다. 전국적으로도 한때 하루 새 900명을 넘어섰던 신규 확진자가 20명대로 뚝 떨어지면서 사회생활 정상화가 머지않았다는 기대감을 키웠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제 일상적인 사회·경제활동을 영위하면서 방역 조치를 취하는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7명으로 확 줄었다. 하루 확진자가 20명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월 20일(16명) 이후 50일 만이다. 대구에서는 지난 2월 18일 신천지예수교 신도발 집단감염 신호탄을 쏜 첫 확진자(31번)가 나온 후 52일 만에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처럼 신규 확진자는 줄고 완치 후 퇴원하는 환자가 급증하면서 현재 의료진의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전체 확진자 중 3분의 1 수준인 3100명 선으로 큰 폭 줄었다. 방역당국은 지난 3주간 이어져온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효과가 점점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최근 방역당국의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해외 유입 사례도 급감 추세로 전환됐다. 9일 신규 확진자 27명 중 해외에서 유입된 확진자는 5명이었다. 최근 2주간 신규 확진자 중 54%(604명)가 해외 유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그 비중이 큰 폭 줄어든 것이다. 정부가 지난 1일 이후 해외 입국자에 대해 2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하는 검역 강화·입국 제한 조치를 취한 효과가 가시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감에 고무된 문재인 대통령은 "부활절과 총선만 잘 넘긴다면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구체적 시기를 언급하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 전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어제 대구 신규 확진자가 드디어 '0'이 됐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741명으로 최고를 기록한 날로부터 42일 만에 이룬 성과"라고 했다.

실제로 정부는 일상·경제생활과 방역·감염 차단 활동을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날 방역·의료 분야 전문가, 경제·사회 분야 전문가, 시민사회 대표, 정부 위원 등 15명으로 구성된 '생활방역위원회'가 첫 회의를 개최했다. 위원회는 코로나19 장기전에 대비한 생활방역의 구체적인 내용과 수준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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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앞서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2주 연장해 신규 확진자를 하루 50명 미만으로 줄이고, 감염 경로 미확인 신규 확진자 비율이 5% 미만으로 떨어지면 생활방역 시스템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여전히 지역 확산의 불씨가 남아 있어 2차 대유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당분간은 방역 조치의 고삐를 더 죄어야 한다는 주문이 적지 않다.

특히 이번 주말에 꽃구경, 선거 유세, 부활절 종교 행사가 펼쳐질 예정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필요성이 한층 커졌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여기저기 흩어져 숨어 있는 감염 요인이 어느 순간 결집하면 대규모 집단감염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이러한 위험이 폭발되는 것을 막고, 잔불을 확실하게 잡기 위해 끈기를 갖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지원관리단 단장은 "대구 지역에 추가 확진자가 없다는 것은 지역사회와 고위험군에서 환자가 많이 사라졌다는 뜻"이라면서도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2차 대유행에 대비해야 하는 만큼 사회적 거리 두기, 개인 위생 수칙 등을 계속 지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코로나19 완치 후 확진 판정을 다시 받은 사례가 91명에 달하는 점도 부담이 된다. 대구시는 완치 후 유증상을 호소하는 300여 명의 재확진 여부에 긴장하고 있다.

한편 서초구가 코로나19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하고 여러 차례 외출한 20대 여성을 경찰에 고발 조치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서초구청에 따르면 지난 8일 확진 판정을 받은 관내 36번째 확진자인 A씨(27·여)는 지난 4일 자가격리를 통보받았지만 통보 당일뿐 아니라 지난 5일과 6일에도 스타벅스와 고깃집 등을 여러 차례 드나들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 김성훈 기자 / 정슬기 기자 /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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