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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13석 인천 이기면 제1당 된다···20대 총선은 여야 딱 1석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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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역대 총선에서 ‘민심 풍향계’로 불렸다. 이 지역의 판도가 전체 총선 결과를 대변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전체 300석 중 13석(19대 총선까지는 12석)이 걸린 인천이 전국 민심을 파악할 수 있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실제 역대 총선에서 인천에서 승리한 정당이 1당을 차지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004년 17대 총선의 경우 과반 의석으로 1당을 차지한 열린우리당(152석)이 인천 지역에서도 12석 중 9석을 가져갔다. 반면 한나라당(121석)은 3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2008년 18대 총선에선 한나라당(153석)이 통합민주당(81석)을 상대로 압승을 거뒀는데, 인천 선거 역시 9(새누리당) 대 2(통합민주당)로 의석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2012년 19대 총선 때엔 새누리당(152석)과 민주통합당(127석)이 인천에서 6 대 6 동수를 기록했다. 2016년 20대 총선은 박빙의 경쟁을 벌인 더불어민주당(123석)과 새누리당(122석)이 인천 지역에서도 7 대 6(무소속 출마로 당선된 뒤 새누리당에 복당한 안상수·윤상현 의원 포함)으로 비등한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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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 전체 총선의 바로미터로 평가받는 것은 이 지역의 인구 구조가 한국의 전체 인구 구조와 유사한 골격을 이루고 있어서다. 지난 3월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연령대별 인구통계에 따르면 10~60대까지 인천과 전국의 인구 분포는 연령대별로 1%포인트 이상 차이나는 구간 없이 거의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 인구 295만명의 인천이 전국 표본에 해당하는 선거구라는 의미다.

연령대별 구조뿐만 아니라 출신지역별 구성비도 대한민국 전체를 빼다 박았다. 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10일 “인천은 1960~70년대 산업화 시기에 충청권에서, 80년대와 90년대엔 각각 전라도와 경상도에서 꾸준히 인구가 유입됐다”며 “세대와 출신지역을 한꺼번에 놓고 봐도 인천의 인구 구조는 대한민국의 축소판이 됐다”고 말했다.



'족집게 지역' 인천, 현재 판세는



인천은 PK(부산·경남)·TK(대구·경북) 지역이나 호남 등과 달리 지역색이 약한 대표적 권역이다. 토박이가 적고, 충청·영남·호남 출신 유권자가 골고루 분포해 있다. 2000년대 들어선 급격한 도시화와 신도시 조성으로 20~40대 유권자가 많이 유입됐다. 큰 틀에서 ‘북진남보’(북쪽은 진보, 남쪽은 보수) 성향이 일부 남아 있지만 소속 정당에 따라 깃발만 꽂아도 당선되는 지역구는 한 곳도 없다. 특히 13개 지역구 중 6곳에 정의당 후보가 출마해 3자 구도가 형성됐고, 동-미추홀에선 미래통합당 출신 윤상현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여론조사상 강세를 보이는 등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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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총선 인천 연수을에 출마한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부터), 민경욱 미래통합당 후보, 이정미 정의당 후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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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지역적 특성은 13개 지역구 모두 어느 한쪽의 두드러진 우세 없이 격전을 벌이는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격전지로 손꼽히는 연수을의 경우 정일영 민주당 후보와 민경욱 통합당 후보의 경쟁에 더해 이정미 정의당 후보가 막판 스퍼트를 내는 3파전 양상이다. 코리아리서치가 지난 5~6일 만 18세 이상 해당 선거구 유권자 504명에게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한 결과, 정 후보(31.7%)와 민 후보(33.7%)가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을 벌였고, 이 후보가 24.0%로 3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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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총선 인천 동구미추홀을에 출마한 남영희 더불어민주당(왼쪽부터), 안상수 미래통합당, 무소속 윤상현 후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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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미추홀을 역시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여론조사 결과에선 미래통합당 공천에서 배제된 이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상현 후보가 오차범위 내 우위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알앤써치가 지난 6~8일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유권자 501명을 상대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한 결과, 윤 후보 34.5%, 남영희 민주당 후보 27.7%, 안상수 통합당 후보 10.6%로 집계됐다(※이상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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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정당의 내부 판세 분석에서는 백중지세 속 민주당이 다소 우위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한다. 민주당은 인천의 13개 지역구에서 계양 갑·을 두 지역을 ‘우세’로, 3~4곳을 ’경합 우세’로, 나머지를 ‘초경합’ 지역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13개 지역구 중 계양 갑·을에 더해 우세 속 경합을 벌이는 지역구 7~8곳에서 승리해 10석을 확보하는 게 현실적 목표”라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은 일단 4~5석을 당선안정권 내지 당선권으로 보고 있다. 홍영표(부평을)·윤관석(남동을)·맹성규(남동갑)·송영길(계양을) 등 민주당 현역 의원과 경쟁하는 지역구가 많아 인천 지역 전체적으로는 상대 열세인 양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통합당은 연수을, 중-강화-옹진, 동-미추홀갑 등 경합 속 일부 우세를 보이는 지역을 바탕으로 인천 지역에서 6~7석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정진우·정희윤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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