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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국제 원유 감산 협상 불발…G20 회의선 "유가안정"만 거듭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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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산유국들의 감산 협상이 막바지 진통을 거듭하는 양상입니다.

주요 20개국(G20) 에너지 장관들은 10일(현지시간) '1위 원유수출국'이자 G20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주재로 화상 회의를 진행했지만,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을 아우르는 'OPEC+'가 전날 화상 회의를 열고 하루 1천만 배럴의 감산을 추진했지만, 최종 타결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1천만 배럴은 글로벌 산유량의 10%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AFP통신은 이날 G20 에너지 장관들이 감산 합의를 마무리하기 위해 5시간 넘게 화상 회의를 진행했지만, 대치가 이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수요감소 전망치를 놓고서도 산유국들의 시각차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타스 통신에 영국을 거론하면서 "특정 유럽 국가가 코뮈니케 서명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면서 "이번 위기가 비치는 것처럼 그렇게 강하지 않다는 이유"라고 전했습니다.

이 때문에 G20 에너지 장관들의 코뮈니케에는 유가 안정을 강조하면서 수급 균형을 이루기 위한 조치를 강조하는 원칙적인 내용만 담겼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시무스 오리간 캐나다 자원장관은 "G20 장관들은 유가 안정의 필요성에 동의했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논의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도 한 관계자를 인용해 "G20 장관들의 공동 코뮈니케에는 어떤 구체적인 감산 조치도 언급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전날 OPEC+ 회의에서 막판 걸림돌로 부상했던 멕시코 감산 할당량은 일정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입니다.

OPEC+의 잠정적인 1천만 배럴 감산안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하루 250만 배럴씩 감산하고 이라크가 100만 배럴, 아랍에미리트(UAE) 70만 배럴, 나이지리아 42만 배럴, 멕시코가 40만 배럴 등 나라별로 감산 부담을 일부 떠맡기로 했습니다.

그렇지만 멕시코가 10만 배럴 감산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최종 합의가 무산된 바 있습니다.

일단 미국이 '멕시코 할당량'을 상당 부분 떠안겠다는 입장입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원유 감산에 합의했다"고 밝혔고, 몇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도 합의 사실을 재확인했습니다.

OPEC+가 멕시코에 요구한 40만 배럴 가운데 25만~30만 배럴을 "미국이 메워주겠다"는 것입니다.

다만 '미국-멕시코 합의'를 다른 산유국들이 수용할지는 미지수인데다, 자유시장 체제인 미국에서 석유업계의 감산을 끌어낼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히려 산유국들의 감산 눈높이는 더 높아진 분위기입니다.

로이터통신은 "전세계 산유량의 10% 감산을 추진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은 5% 추가감산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크게 위축된 원유수요를 고려하면 최소한 하루 500만 배럴을 더 줄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원유수요가 30% 급감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현지 뉴스전문채널 '로시야24'와의 인터뷰에서 "하루 1천만 배럴에 더해, OPEC+ 이외의 산유국에서 또 다른 500만 배럴의 감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OPEC+ 그룹에 포함되지 않은 미국과 캐나다 등을 염두에 두는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노박 장관은 미국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캐나다에 대해선 "100만 배럴가량 감산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캐나다 오리간 장관은 "G20 회의에서 캐나다의 감산 수치는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노박 장관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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