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세 번 이상 자연 환기
습도는 항상 40~60% 유지
물에 가정용 락스 타 소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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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꽃가루가 날리는 봄철엔 실내 생활이 늘어난다. 요즘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늘었다. 그렇다고 실내가 항상 안전한 건 아니다. 밖에서 유입된 미세먼지와 요리·흡연으로 발생한 실내 미세먼지, 집 안 곳곳에 퍼져 있는 유해 세균과 바이러스가 건강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특히 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가 매우 작아서 코와 기도를 거쳐 기도 깊숙한 폐포에 도달하기 쉽다. 크기가 작을수록 폐포를 직접 통과한 뒤 혈액을 통해 전신을 순환할 수 있다. 그러면 몸에선 염증 반응이 일어나 알레르기성 질환이나 기관지염, 천식을 유발하고 기저질환이 악화한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는 “실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많은 데다 세균과 휘발성 유기 물질, 알레르기 유발 물질 등이 많아 실내 공기가 바깥보다 항상 더 깨끗하다고 볼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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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 새벽엔 창문 열지 말아야
실내 환경을 개선하려면 전문가들은 공기 질 관리에 나서고 일상에서 소독을 생활화하라고 주문한다. 공기 질 관리의 기본은 주기적인 환기다. 바깥 공기가 나쁘다고 해서 환기를 전혀 하지 않으면 실내에는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휘발성 유기화합물, 라돈 등이 축적돼 공기 질이 나빠진다.
최소 하루 세 번 이상 대기 오염 물질이 정체된 늦은 저녁과 새벽 시간대를 피해 자연 환기를 하는 게 좋다. 이때 실내로 들어온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맞은편 창도 열어 맞통풍 환기를 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도 자연 환기를 해야 한다. 환기 후엔 0.3㎛ 이상 크기의 먼지 입자를 제거하는 헤파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 좋다. 대전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는 “필터 청소를 게을리하면 오히려 실내 환경 오염을 악화하거나 바이러스를 확산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포집된 먼지가 필터를 막으면 공기 정화 능력이 떨어지므로 필터는 반드시 주기적으로 점검·교체한다.
가정에서 가스레인지, 전기 그릴·오븐을 사용해 조리를 할 때 공기의 질이 급격히 나빠진다. 주방의 레인지 후드나 환기 팬을 켜면 국소적으로 환기가 돼 오염 물질이 집 안에 확산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요리 도중에 공기청정기를 곧바로 사용하면 기름 입자가 필터를 막아 필터 수명이 단축되고 냄새가 밸 수 있다. 따라서 요리를 시작할 때부터 창문을 열고 충분히 환기한 다음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이 실내 공기 개선에 효율적이다. 주방 환풍기 역시 주기적인 청소가 필수다.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도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만든다. 실내 습도가 낮을수록 미세먼지 농도는 높아지므로 습도를 40~60%로 유지한다.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실내에서 빨래 말리기 등으로 습도를 유지한다. 오 교수는 “가습기를 제대로 청소하지 않으면 세균 증식의 온상이 될 우려가 있다”며 “가습기를 청결히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청소도 실내 환경 개선에 한몫한다. 가정에선 주로 진공청소기를 쓴다. 헤파필터가 장착되지 않은 청소기를 쓰면 다량의 미세먼지가 순간적으로 퍼질 수 있다. 바닥에 가라앉은 먼지를 다시 날리게 할 가능성이 크다. 청소기를 사용한 후 즉시 물걸레 청소를 해야 하는 이유다. 바닥은 물론 천장·장식품·가구·전자제품의 상단 부분도 꼼꼼히 물걸레질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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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기·환풍기·가습기 늘 깨끗이
미세먼지와 유해 물질의 발생 자체를 줄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실내에서 촛불을 켜거나 향을 피우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수 있어 사용 후 충분히 환기해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이나 호흡기 질환 등 미세먼지에 민감한 가족이 있을 땐 아예 사용하지 않는 편이 낫다.
환경부에서 보고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담배 2개비를 태웠을 때 초미세먼지 농도는 다중이용시설 권고 기준(70㎍/㎥)의 최대 20배까지 치솟는다. 더욱이 담배 연기는 실내 환경에 흡착됐다가 재방출돼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어 실내에선 반드시 금연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일상 소독이 중요해졌다. 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의 미세 침방울(비말)에 접촉하거나 비말이 묻은 물건을 손으로 만졌을 때 감염되기 쉽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물체의 표면에서 며칠간 생존 가능한 것으로 보고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최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일상 속 소독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 소독을 할 땐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고 보건용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다. 소독하는 동안 얼굴과 눈은 절대 만지지 않는다. 가정용 락스 등 소독제를 물에 희석해 천(타월)에 적신 다음 손잡이나 난간, 문고리, 팔걸이, 콘센트, 스위치 등 사람 접촉이 많은 물건 표면을 하루 1회 이상 닦는다. 그런 다음 10여 분 후 깨끗한 물을 적신 천으로 다시 닦아낸다.
키보드나 책상, 의자, 전화와 같이 재택근무 시 자주 접촉하는 물건과 수도꼭지, 문 손잡이, 변기 덮개, 욕조 등 화장실도 소독 대상이다. 침대 시트나 베개 덮개, 담요도 평소보다 자주 세탁한다. 소독 도구는 가능한 일회용 혹은 전용을 사용하고 소독 후 발생한 폐기물은 전용 봉투에 넣어 처리한다. 소독이 끝나면 손을 비누와 물로 깨끗이 씻고 샤워 후 옷을 갈아입는 게 좋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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