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월 970만→6~12월 880만→내년 1~4월 600만 배럴
멕시코의 '10만배럴 이상 감산 불가' 주장 전격 '수용'
트럼프 "美 에너지분야 일자리 수십만개 구해" 환영
코로나發 수요, 하루 3000만배럴 급감…"충분치 않아"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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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10개 비(非)OPEC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 가 12일(아제르바이잔 현지시간) 오는 5~6월 하루 970만배럴의 감산에 합의했다. OPEC+가 결정한 감산·증산량을 통틀어 사상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비OPEC 산유국의 중심인 러시아 간 ‘유가 전쟁’은 일단락됐다. 다만, 감산 규모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유가가 안정화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로이터통신·CN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OPEC+ 는 이날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코로나19 사태발(發) 원유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5~6월 두 달간 하루 970만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감산 기준은 2018년 12월이다. 애초 OPEC+는 지난 9일 화상회의에서 하루 1000만배럴 감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하루 40만배럴 감산을 할당받은 멕시코가 ‘10만배럴 이상 감산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최종 합의가 늦어졌다. 이날 최종 합의된 감산량이 970만배럴임을 감안할 때 멕시코의 반발에 반대하던 사우디가 한걸음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 석유장관은 이날 회의 직후 “OPEC+가 멕시코의 요구를 승인했다”고 전했다.
OPEC+는 6월 이후 감산 계획과 관련, 오는 6~12월 6개월 동안 하루 800만배럴, 내년 1월~4월까지 4개월 동안 하루 600만배럴로 점진적으로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이에 따라 지난달 6일 OPEC+ 회의에서의 감산 협상 결렬 이후 촉발된 사우디와 러시아 간 증산을 통한 ‘유가 전쟁’은 사라질 전망이다.
두 나라를 다시 한 자리에 불러 세운 건 미 셰일석유 업계의 피해를 우려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입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합의 직후 트위터에 “OPEC+가 크게 합의했다”며 “이 합의가 미국의 에너지 분야 일자리 수십만개를 구할 것”이라고 환영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에게 감사하고 축하한다”며 “그들에게 방금 그렇게 말했다. 모두에게 대단한 합의였다”고 거듭 강조했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여파로 원유수요가 하루 평균 3000만배럴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한 상황에서 하루 1000만배럴 감산으론 공급과잉 부담을 덜어주기엔 턱없이 부족한 숫자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실제 5~6월 하루 1000만 배럴 감산 소식이 전해진 지난 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9.3%(2.33달러) 미끄러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플래츠의 크리스 미즐리 분석가는 이날 CNBC방송에 “이번 감산 규모는 충분치 않다”며 “OPEC이 (감산에) 더 나아가지 않는 한, 유가 회복은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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