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느낌 좋았는데 경기 못 뛰어 아쉽다"
그는 13일 오후 인천 서구의 한 야구 아카데미에서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그의 친형 최정우씨가 운영하는 시설이다. 최씨는 인천 동산고를 졸업하고 국내 프로야구 SK 불펜 포수로 활동했다. 최지만은 “자가격리하는 동안 집에서 푹 쉬었다”며 “몸을 한동안 풀지 못했던 만큼 캐치볼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몸 상태를 올리고 있다”고 했다.
최지만은 작년 탬파베이 레이스 주전 1루수로 뛰며 타율 0.261 19홈런 63타점을 올렸다. 그는 “올해 느낌이 좋았는데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메이저리그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이 13일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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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최지만과의 일문일답 내용.
―자가격리 기간 어떻게 지냈고, 자가격리가 끝난 뒤엔 무슨 훈련을 하고 있나.
“집에서 푹 쉬었다. 시차적응도 해야하고, 어머니 밥도 많이 먹었고. 집 안에서 강아지랑 많이 놀았다. 격리 끝나고선 여기서 훈련을 하고 있다. 몸을 많이 못 풀었기 때문에, 캐치볼부터 시작해서 몸 상태를 조금 천천히 올리고 있다.”
―팀과 어떤 연락을 주고받나.
“팀 트레이너에게 연락이 온다. 한국 시각으로 열두시 정도에 영상통화를 하고, 상태를 보면서 운동은 어떻게 하는지, 상태는 어떤지 본다. 다른 얘기는 에이전트를 통해서 하는데 별다른 얘기는 없다. 몸 상태만 체크하고 있다. 코로나에 대해선 얘기를 별로 안 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들어왔을 땐 5월쯤에 다시 돌아간다고 계획했는데, 장기화에 따른 계획이 있나.
“언제 시즌이 시작한다는 말이 없어서 계속 훈련해왔고, 그러다가 개막 연기가 장기화된다는 말을 들어서 쉬었다. 미국에서 80일 동안 훈련을 정지시킨 게 5월 23일에 풀린다고 한다. 그 때 결과가 나오면 돌아가겠다고 했다.”
―올 시즌에도 주전 경쟁을 해야 한다. 전무후무한 상황이 벌어져서 준비에 차질이 있을 듯한데.
“경쟁은 항상 하는 것이다. 여러 매체에서 ‘누가 와서 경쟁하느라 힘들 것’이라고 하는데, 그런 것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주전 경쟁에 대해 딱히 생각하지 않았다. 할 것만 한다고 생각해왔고,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올해 느낌이 좋았고 겨울에 훈련을 열심히 했는데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올림픽도 연기됐는데 올림픽에 대한 욕심은 없나.
“올림픽뿐만이 아니다. 국가대표라는 건 운동선수로서 꼭 하고 싶어서 어필한 것이다. 올림픽만 나가고 싶다는 게 아니었고, 프리미어12나 WBC도 나가고 싶었다. 모든 국가대표 경기는 다 나가고 싶다.”
―소속팀의 허락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다. 올림픽은 팀이 문제가 아니라 MLB 사무국에서 허락해야 한다. 프리미어12가 열릴 땐 MLB 사무국이나 팀은 그게 무슨 대회인지도 모르더라. ‘나가고 싶다’고 하니까 팀에서 흔쾌히 OK 했고, 아시안게임 때도 제가 미리 그 전에 계약할 때마다 옵션에 ‘국가대표에 갈 수 있게 해달라’는 내용을 항상 넣었기 때문에 (팀에서) 흔쾌히 허락해줬다.”
최지만이 13일 오후 인천 서구 위드베이스볼아카데미에서 개인훈련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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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결정 당시엔 미국이 지금처럼 코로나 확산이 심각하진 않았다. 그럼에도 한국으로 오겠다고 결정한 계기는. 미국으로 돌아가는 길이 막힐 수도 있었다.
“결정하기까지 많이 힘들었다. 들어가면 자가격리를 해야하는 상황일 뿐더러, (미국으로) 돌아가면 또 자가격리해야한다. 그 시간을 합하면 한 달 정도 훈련을 못 한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때 메이저리그 팀 시설이 폐쇄됐다. 훈련을 할 수 있는 데가 마땅히 없어서 귀국을 결심했다. 비행편을 찾는 것도 많이 힘들었다. 탬파시에 (코로나 확진자가) 일주일 만에 급격히 늘었고, 어디로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팀에서도 ‘플로리다주에서 벗어나면 무조건 격리를 시킨다’고 했었다. 한국에 가든 미국 국내에 남아있든 마찬가지였다.”
―야구장에서 코로나에 대처하는 것에서 미국과 한국의 차이를 느꼈나.
“코로나가 심각해지기 전에 미리 (훈련장이) 폐쇄됐기 때문에 그런 건 잘 못 느꼈다. (훈련할 때) 아시아에서 기자들이 오면 선수들이 걱정돼서 ‘(인터뷰를) 밖에서 했으면 좋겠다. 협조 부탁드린다’고 했었다.
―메이저리그 선수와 연락 주고 받는가.
“지금 어떻게 운동하는지 얘기한다. 어떤 선수가 뭘하고 있는지 소셜미디어로 본다. 선수나 코칭스태프들이 이 시기에 원래 하던 걸 못해서 많이 당황하고 있더라. 결혼하고 아이가 있는 선수들은 거기에 충실한 것 같더라.
―한국인 메이저리거 선배들과도 연락하나.
“그렇다. (추)신수 형이랑 연락한다. 신수 형은 선수협회 회의에 들어가기 때문에 더 빨리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모든 선후배들이 서로 연락을 주고 받는 것 같다. 뉴욕 양키스에 있는 박효준 선수나 피츠버그에 있는 배지환 선수 같은 경우는 개인적으로 알기 때문에 지금도 연락하고 있다.”
―리그 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연락 받은 게 있나.
“아직 전혀 없다.”
―5월 말 애리조나 개막설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선수들도 돈이 아니라 생명이 걸린 문제기 때문에 갈팡질팡하는 것 같다. 반대도 많고 찬성도 많다. 아직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국내에서 앞으로 훈련을 좁은 장소에서만 하는 게 어려울 것 같은데, SK에서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한 걸로 안다.
“손차훈 단장님과 개인적으로 연락하고 있다. (염경엽) 감독님께서 흔쾌히 연락을 주셨다. SK에서도 감사하게도 도와주신다고 했다. 제가 그때 말씀드린 건 ‘격리 중이고, 메이저리그 팀에도 허락을 받아야 해서 아직은 미정’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몸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실내에서만 해도 괜찮다고 보고 있다. SK 선수들도 찬성해야 하고. 저로 인해서 분위기가 해이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조심스럽다.”
―코로나 관련해서, 미국에 있는 것보다 한국에 들어오니 좋은 것 같나.
“일단 (한국에 온 게) 옳은 판단인 건 맞는 것 같다. 심리적으로도 그랬고. 한국에 오기 전 2~3일 동안 집에서 나갈 수가 없었어서 머리가 아팠다. 여기는 집에만 있어도 가족이 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편하다.”
최지만이 13일 오후 인천 서구 위드베이스볼아카데미에서 개인훈련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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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앞으로 가장 기대하는 면이 있다면.
“일단은 개막을 빨리 해야할 것이다. 메이저리그가 경기를 시작해야 (코로나와의 싸움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번 시즌 활약이 좋았는데, 이번 시즌 더 보강하고 싶은 점이 있는지.
“작년에 정말 즐거웠다. 한층 더 성숙해진 것 같다. 올해는 좀 더 편해졌고, 여유가 생겼다. 보완하기보다는 ‘더 편하게 하겠다’는 생각이다.”
―무관중 경기 가능성이 높은데.
“무관중 경기가 선수들 기분을 가라앉히는 건 맞는 것 같다. 하지만 경기를 꼭 와서 봐야하는 건 아니고, TV로 볼 수 있다면 좋은 거라고 생각해서 저는 (무관중 경기에) 찬성한다. 선수들도 사람이다.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
―야구장이 일상이었는데, 일상이 사라졌다. 그에 대해 생각이 많았을 듯하다.
“성인이 되고 나서 4월에 여기 있는 게 11년 만에 처음이다. 너무 어색하고, 벚꽃이란 것도 처음 봤다. 그렇지만 이것도 그냥 지나갈 것 같다. 언제까지나 이걸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른 선수들도) 아버지로서, 아니면 남편으로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지난 시즌 제일 기뻤거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나.
“와일드카드 진출이다. 원래 쉽게 올라갈 줄 알았는데 한순간에 무너졌었다. 거기서 선수들이 서로 다독이며 결국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올라간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비슷한 시기 미국에 진출했다가 들어온 문찬종 선수가 트라이아웃에서 최지만 선수 이야기를 했다.
“저희 또래들은 모두 친하다. 저도 항상 지켜보고 있다. 찬종이가 지명되는 순간 연락해서 ‘축하하고, 2년 동안 고생했다’고 했다. 문찬종 선수가 ‘다같이 야구하고 싶다’고 했다. 2년 동안 혼자여서 외로웠다고 한다. 지금은 즐겁게 야구하고 있더라.
저희 때 일곱명이 (미국에) 왔다. 난 지금은 프로에서 경기하고 있지만 선수들이 돌아갈 때마다 ‘나도 가야하나’ 생각했다. 잘 이겨내고 버틴 것 같다.”
―KBO는 5월에 무관중으로라도 개막할 가능성이 있는데. 국내에서 프로야구 개막하는 걸 보면 느낌이 남다를 것 같다.
“안 봐야죠 뭐(웃음). 장난이다. 되게 뛰고 싶다. ‘은퇴하면 이런 기분일까’ 싶더라. 이게 많이 길어진다면 선수로서도 잊혀질 것 같다. 빨리 경기하고 싶다.”
―최지만의 세리머니가 인상적이라고 하는 사람이 많은데.
“아니, 그게 어디서 나왔어요? 전 그렇게 열심히 (세리머니) 한 적이 없는데(웃음). 그게 좀 오버된 것 같은데, 팀 선수들끼리 다같이 한 것이다. 한국에서 중·고등학교 때 단체생활을 하기도 해서, 팀이 침체되거나 연패할 때 좀 웃기려고 했다. 야구라는 게 아무리 메이저리그 선수라고 해도 다운되면 다음 날도 영향이 있다. 그래서 항상 웃겨주려 했고 사람들과 재밌게 지내려 했다. 그게 이슈가 돼서 세리머니라고 알려진 것 같긴 하다. 그렇지만 세리머니로서는…. 자제하겠다(웃음).”
―외국에 있는 마이너리거들한테도 힘든 시간일 것 같다. 어떤 조언을 해줬나.
“박효준도 작년에 힘든 시기를 겪었고, 그 와중에 전화도 많이 왔다. 제가 경험한 대로 얘기해줬다. 항상 8월이 되면 마이너리거들이 많이 지친다. 덥기도 하고, 좀 설레고 붕 뜬다. 배지환도 많이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하고 물어와서) 조언을 했는데, 뜻밖에 그 달에 3할 넘게 쳐서 최우수선수상 받아서 좋았다. 시즌 끝나고도 ‘형, 저 들어갑니다’ 이렇게 먼저 연락 주는게 감사하다.”
―메이저리그 중단이 장기화하고 있는데, 사무국에서 연봉을 주급 형태로 지급하는 건 선수 입장에서 어떤가.
“(다른 선수와) 똑같은 기분이다. 돈이 덜 나오기 때문에. 마이너리거 때보다도 덜 나오는 걸로 알고 있다. 저희도 저희지만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아예 안 나오거나 20만원씩 나온다는데, 그런 걸 생각하면 또 감사해야 한다. 나도 마이너리그를 겪었다. 이번에 추신수 선배님이 좋은 선행을 하셨는데 그런 걸 보면 존경스럽다.”
[인천=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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