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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연합시론] 2차 온라인 개학…철저한 준비로 혼란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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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새 학년도란 말이 무색하게 학교 문이 굳게 닫힌 가운데 2차 온라인 개학이 오는 16일로 다가왔다. 앞서 원격수업에 들어간 중3·고3에 이어 중·고 1∼2학년과 초등 4∼6학년도 일제히 '온라인 등교'를 시작한다. 전국 초중고생 가운데 마지막으로 20일 개학하는 초 1∼3학년만 빼고는 모두 학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어서 본격적인 학기가 시작되는 셈이다. 교육 당국과 각급 학교는 원격수업 시범학교와 중3·고3 수업 차질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부족한 점을 꼼꼼히 보완하는 데 막바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온라인 개학 첫날인 지난 9일에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여러 가지 혼란과 문제점이 속속 드러난 바 있다. 이용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온라인 시스템 접속 오류가 속출하는가 하면 교사와 학생들 모두 처음 해보는 온라인 수업에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연출됐다. 일부 교사들은 20∼30분짜리 영상자료를 만드는 데 3∼4시간이나 걸렸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문제점 보완에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반복되는 시스템 오류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듯하다. 학생·교사들이 학습자료를 주고받는 데 쓰는 학습관리시스템(LMS)인 'EBS 온라인클래스'가 13일 또다시 접속 오류를 일으켰다. 중3·고3의 온라인 개학 날이던 지난 9일 시스템 오류가 난 데 이어 이날도 3시간 가까이 제대로 접속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2차 온라인 개학에 대비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접속이 불안정해지는 현상이 일어났다고는 하지만, 불과 나흘 만에 똑같은 사고가 재연된 것은 준비 부족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9일 사고 당시 교육부는 차관까지 나서 "시스템 내부 구성을 변경해 서비스를 정상화했으며, 이런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던 점을 생각하면 앞으로도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이 없을 듯하다.

    교육 당국은 2차 개학 마지막 순간까지 한시도 마음을 놓지 말고 점검 또 점검에 나서야 한다. 시스템 접속 오류 같은 기본적인 사고를 막으려면 다양한 플랫폼 활용으로 이용자가 적절히 분산되도록 유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로 교육 현장에서는 EBS 온라인 클래스나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e학습터' 등 교육 당국이 제공하는 LMS 외에 구글 클래스룸 같은 민간 플랫폼도 많이 쓴다고 한다. 학습자료를 공유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하드웨어를 확충하고 시스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필수다. 그런 점에서 EBS가 업로드용과 다운로드용 서버를 분리하고 고성능 콘텐츠 저장설비를 추가 설치한 것은 당연한 조처다. 로그인 처리를 학교별로 분산되도록 해 접속 지연 가능성을 줄이고 강의 영상을 기존의 묶음 단위에서 1회분씩 퍼갈 수 있도록 개선한 것도 사고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온라인 개학은 처음 시도하는 것인 데다 준비 기간도 짧은 만큼 크고 작은 불편은 어느 정도 각오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시행착오를 최대한 빨리 줄임으로써 교육의 본질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원격수업은 비대면이라는 한계 때문에 교사와 학생들이 얼굴을 맞대고 하는 교실 수업 못지않은 질을 확보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는 교사의 열정과 학생들의 학습 의욕이 맞물려야만 가능한 일이다.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으로 들어선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아직은 등교 시점을 가늠할 수 없는 만큼 온라인 수업으로 가정환경 등에 따라 학습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데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특히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지 않은 초등학교 저학년이나 맞벌이·저소득 가정 등의 학생들이 온라인 교실의 한구석에 앉아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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