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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산업생산과 소비동향

車생산 꿈틀대지만… “부품업체 지켜야 국내 車산업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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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동유럽 조업재개에도 전세계 1000만대 판매감소 예상

“정부, 1차 협력업체 유동성 지원

2, 3차 업체 연쇄 충격 막아줘야”

동아일보

현대차 체코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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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줄줄이 셧다운에 들어갔던 유럽 내 자동차 생산 기지들이 동유럽을 중심으로 서서히 가동을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차량 생산이 시작된다 하더라도 세계적으로 1000만 대 이상의 판매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14일(현지 시간)부터 체코 공장의 재가동에 돌입했다. 체코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진정됐고, 시장 수요를 감안해 3주 만에 다시 공장 운영에 들어간 것이다. 기아자동차의 슬로바키아 공장도 6일부터 생산을 재개했고, 현대차의 러시아 공장 역시 13일부터 부분적으로 조업을 재개했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중에서는 아우디가 14일부터 헝가리 공장 재가동에 들어가는 등 동유럽 지역에서 완성차 생산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자동차 생산 중단 사태는 1월 중국의 설인 춘제 연휴를 기점으로 중국과 한국에서 먼저 시작됐다. 이어 확진자가 급증한 유럽과 미국, 일본, 남미 등으로 순차적으로 번졌다. 중국과 한국에서는 내수 판매를 중심으로 생산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서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본격적인 공장 재가동 시점이 불분명한 상태다.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가 장기간에 걸쳐 세계 곳곳에서 생산 차질과 판매 감소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무디스 등은 연간 9000만 대 안팎의 세계 완성차 수요에서 적어도 1000만 대 이상의 수요 감소를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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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자동차 업계에서는 총선 이후 본격적으로 시행될 정부의 지원이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 유지의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산 부품 공급 중단으로 인한 국내공장 휴업과 해외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타격이 누적되면서 한국 자동차 업계의 위기가 코앞까지 닥쳐왔다는 것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다음 달부터는 중소 협력업체 등이 본격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며 “자동차 생태계 유지를 위해서는 완성차 업체와 2, 3차 협력업체를 이어주는 중간 고리인 1차 협력업체를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최근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절벽과 공급망 차질이 이달부터 4개월 동안 계속 이어질 경우 약 28조1000억 원, 2개월간 이어질 경우 14조1000억 원가량의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생태계 유지를 위해서 부품업체 등에 즉각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가장 빨리 대처에 나선 중국 기업들이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거대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해외로 시장을 넓히고 있는 중국이 빠르게 이번 사태를 극복하면서 구조조정과 함께 영역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르노그룹은 자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중국 합작법인의 지분을 합작 상대인 중국 둥펑자동차에 넘기기로 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가장 빨리 생산 재개에 들어간 중국이 코로나19 사태를 자동차 산업 재편을 이끌 계기로 삼을 가능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형 dodo@donga.com·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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