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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부럽잖은 엔플릭스…좋은 연극 유튜브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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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 엔플릭스 상영회’ 통해 시즌작 온라인 상영

2016~2019년 시즌작 ‘파란나라’ 등 6편

관객과 평단의 높은 평가 받은 수작들

웹 판소리 ‘달문’도 14편 동시 무료 공개

“향후 다양한 콘텐츠 온라인 제공 연구”


서울문화재단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흩어진 관객’이 감상할 수 있는 문화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남산예술센터 엔플릭스 상영회’와 ‘웹 판소리’ <달문, 한없이 좋은 사람>(이하 <달문>) 14편 공개가 대표적 사례다.

‘남산예술센터 엔플릭스 상영회’는 그동안 남산예술극장에 올렸던 작품 중 화제작을 모아 유튜브 등으로 상영하는 것이고, <달문>은 영화 <조선명탐정>의 원작자인 김탁환이 쓴 역사소설 <이토록 고고한 연예>를 토대로 우리 고유의 국악 콘텐츠인 판소리와 문학, 시각예술을 결합해 만든 ‘웹 판소리’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공연 관람 기회를 잃은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 콘텐츠를 무료로 관람할 좋은 기회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9일 시작한 ‘엔플릭스 상영회’는 30일까지 진행된다. 서울문화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인 ‘스팍TV’(www.youtube.com/user/sfacmovie)와 네이버TV(https://tv.naver.com/sfacmovie)에서 2016~2019년 시즌 작품 중에서도 관객과 평단의 평가가 좋았던 작품 6개를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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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말해요(2016), 크리에이티브 바키(VaQi) 공동창작, 이경성 구성·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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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소설가 장강명의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옮긴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각색 정진새, 연출 강량원)과 블랙리스트 시대에 국가폭력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성찰한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작·연출 박근형)가 각각 9~12일과 13~15일에 상영됐고, 세월호 6주기인 4월16일부터는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은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녀를 말해요>(공동창작 크리에이티브 바키(VaQi), 구성·연출 이경성)를 상영 중이다. 이 작품은 19일까지 상영된다.

앞으로 <7번국도>(작 배해률, 연출 구자혜, 20~22일), <처의 감각>(작 고연옥, 연출 김정, 23~26일), <파란나라>(작·연출 김수정, 공동제작 극단 신세계, 27~30일)가 상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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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의 감각(2018), 고연옥 작, 김정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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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나라(2017), 김수정 작·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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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국도>는 삼성 반도체 백혈병 사건과 군 의문사를 다룬 작품이고, <처의 감각>은 삼국유사 웅녀 신화를 모티브로 삼은 극이다. 또 <파란나라>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근본주의, 폭력, 혐오를 적나라하게 내보인 작품으로, 상영되는 작품들은 가볍지 않은 주제를 짜임새 있게 다뤄 공연 당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남산예술센터는 휴관 기간을 5월12일까지 연장하고 상반기로 예정된 공연 일정을 하반기로 재조정하는 등 관객과 만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연극인과 관객 모두에게 힘과 응원을 보내기 위해 ‘엔플릭스 상영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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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문> 포스터


한편 이번에 14편 전편이 무료로 공개되는 웹 판소리 <달문>은 지난해 11월 서울문화재단이 제작한 작품으로 문학·국악·시각예술을 결합해 웹 판소리라는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작품이다. 역시 서울문화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인 스팍TV에서 관람할 수 있다.

웹 판소리 <달문>은 소설 <이토록 고고한 연예>의 주인공 ‘달문’(達文)의 생애를 다룬 것이다. 조선 시대를 풍미한 광대이자 재담꾼 ‘달문’이 청계천 수표교를 배경으로 춤추고 노래하는 생애를 전통적인 색채와 소리, 현대적 영상기법으로 표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달문’은 당대 실학의 대가였던 연암 박지원(1737~1805)의 한문소설 <광문자전>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달문’은 청계천 수표교, 동대문시장, 창덕궁, 마포나루 등 서울 주요 곳곳에서 활동하며, 거지 패의 왕초에서 인삼가게 점원과 산대놀이 으뜸 광대로서 백성들에게 행복을 안겨주었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낸 인물이다.

<달문>은 서울문화재단이 지난해 소설가 김탁환(문학)과 소리꾼 최용석(국악), 그림작가 김효찬(시각예술) 등 서로 다른 장르 예술가들이 5개월 동안 협업할 수 있게 함으로써 탄생했다. 1차 콘텐츠인 소설을 우리 고유의 전통음악인 판소리로 2차 재현하고, 다시 모션그래픽, 일러스트레이션 등 유튜브에 최적화된 캐릭터 이미지를 더해 3차 영상으로 탄생시킨 것이다.

서울문화재단 김종휘 대표이사는 유튜브를 통해 잇따라 작품을 공개한 데 대해 “예술가들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 아주 ‘특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의 중요성이 강화됨에 따라 예술가는 창작 활동이 중단되고, 시민은 문화예술 소비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연극과 웹 판소리 등 기존에 갖고 있던 영상을 활용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온라인 채널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예술 콘텐츠를 시민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계속 연구해나가겠다”며 “이와 함께 온라인 송출을 통해 현장 예술가의 창작활동이 이어지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현실성 있는 지원 대책도 꾸준히 강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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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사진 서울문화재단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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