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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단독] 신한은행, 라임 검찰 수사 알고도 CI펀드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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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검찰 수사 사실 들어

라임 스텔라펀드 출시 연기 공지

“올해 1월 위험 인지” 주장과 배치

신한 “개인 비리인 줄 알아” 해명
한국일보

‘라임 사태’ 피해자들과 금융정의연대 회원들이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앞에서 신한은행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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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신한은행이 지난해 7월 라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음을 알고도, 라임의 일부 펀드 상품만 운용을 중단한 채 무역금융 관련 상품은 판매를 계속한다는 의사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은행 측은 “무역금융 상품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지만 이상징후를 파악한 상태에서 펀드 판매를 중단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6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신한은행 투자상품부는 지난해 7월 중순쯤 각 영업지점에 “최근 검찰이 라임자산운용을 조사하는 것과 관련해 라임 스텔라 우량채 사모펀드(스텔라 펀드) 상품 출시를 연기한다”고 알렸다. 그러나 역시 라임이 운용하던 라임 크레딧 인슈어드 펀드(CI펀드)에 대해서는 “단순 채권 편입 상품은 출시를 지속한다”면서 판매를 계속한다는 방침을 공지했다. CI펀드는 신한은행이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약 2,700억원어치 가량 판매한 라임 펀드 상품으로, 라임이 기존에 운용하던 해외 무역금융펀드 부실을 메울 목적으로 출시된 상품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펀드다.

신한은행은 그간 CI펀드 환매가 중단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파악한 게 올해 1월이라고 주장해 왔다. 지난해 8월 말까지 CI펀드를 판매하는 동안에는 라임이 펀드를 부실하게 운용하거나 불법적인 투자에 연루됐는지 몰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검찰이 라임의 부당 주식거래와 관련해 수사에 착수한 7월 스텔라 펀드 판매를 중단하면서 CI펀드 판매를 멈추지 않은 점은 석연치 않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은 CI펀드의 상대적 안정성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7월 검찰 조사는 라임 관계자들의 개인 비리에 국한된 것으로 알았고, 라임 펀드 전반에 대한 부실 운용으로 사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기 어려웠다”면서 “대체 상품이 많은 스텔라 펀드는 우선 판매를 중단했고,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CI펀드는 고객 수요가 많아 판매를 계속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 이종필 전 부사장이 펀드 환매 중단 가능성을 발표한 뒤에도 CI펀드의 위험성을 고객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신한은행 투자상품부는 라임의 기자회견 직후 각 영업지점에 “라임 환매 중단 사태에 신한은행 주요 상품은 일체 포함된 바 없다”는 고객 응대 방침을 하달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당시 라임이 CI펀드 투자금을 임의로 다른 펀드에 빼돌린 사실을 파악한 상태였고,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로도 ‘펀드 돌려막기’가 사실로 확인됐다.

한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연루된 김모 금융감독원 팀장을 체포하면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청와대 행정관 출신의 김 팀장은 청와대 경제수석실에서 근무할 당시 금감원의 라임 검사 상황을 전화로 알아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코스닥 상장사인 스타모빌리티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김봉현 회장으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체포한 김 팀장을 상대로 금감원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을 라임 관계자들에게 알렸는지 여부와 스타모빌리티로부터 받은 금품의 대가성을 따져볼 계획이다.
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신한금융투자 및 신한은행의 라임 펀드 투자-박구원 기자/2020-03-31(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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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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